한그루에 2만 달러. 훔쳐다 팔면 크기에 따라 그루당 100~800달러는 받는다. 팜데저트의 원통형 선인장 이야기다.
온천의 도시 팜데저트에 최근 6개월사이 원통형 선인장 도둑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잠깐의 수고로 수백 달러를 손쉽게 벌어들이니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시정부가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전자칩을 내장시켜 선인장 지키기에 나서고 있지만 갈수록 지능화 되는 도둑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골프 리조트와 은퇴자들의 도시로 알려진 팜데저트에 선인장 도둑이 꼬이게 된 이유가 있다. 수년전만 해도 시정부는 도시 조경을 위해 잔디를 심고 인공 잔디를 깔아 녹지대의 이미지를 주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햇볕이 작열하는 사막땅에 녹지대 조성은 이론일 뿐, 물값이 만만치 않아 선인장등 사막 환경에 알맞은 식물로 대체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앙분리대와 공공 장소마다 선인장 군락을 조성하며 ‘데저트 시티’로서의 진정한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선인장 도둑이 들끓기 시작했다. 어느날 관광객을 위한 안내소에 심어졌던 50그루의 선인장이 하루밤 사이에 없어지는가 하면 요즘은 개인 사유지내까지 도둑들의 시선이 미친다.
시 경찰은 “한번에 15~20그루를 되찾는 경우도 있다”며 “뿌리가 얕아 뽑기가 쉬워 벌건 대낮에도 뽑아가곤 한다”고 실태를 전했다.
선인장 도둑은 팜데저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에는 유카밸리에서 야자수의 일종인 ‘사고팜’ 도둑이 극성을 부렸고 인디오에서도 건물 곳곳에 심어진 선인장이 없어졌다. 주립 또는 국립 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애로조사 투산 인근 사구아로 국립공원에서도 17그루의 대형 사구아로 선인장이 없어졌다. 공원당국은 마이크로칩 내장을 검토중이다.
밥 로브 공원관리국장은 “정원사들을 위해 일하는 도둑도 있고 그냥 상업 목적으로 팔아 넘기는 도둑도 있다”면서 “사구아로는 크기와 모양, 또는 가지의 수에 따라 500달러에서 5,000달러 이상 받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갤리포니아에서는 사막 식물 도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슈아트리 국립천연기념단지가 1936년 지정된 이유도 마구잡이 선인장 파가기와 조슈아트리 도둑을 막기 위해서 였다.
팜데저트 시 조경관리사인 브래드 척은 지난해부터 극성을 부리는 도둑들이 요즘은 용설란 종류의 아가브와 멕시칸 팬팜까지 가져간다고 전했다.
또 대낮에 시 관리국 직원 복장을 입고 대담하게 선인장을 파가는 도둑도 있다.
그는 “수효가 있으니 도둑이 생길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잔디보다는 사막 분위기가 나는 정원을 더 선호한다”면서 “통선인장 3~4피트 짜리면 4,500달러나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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