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촌동생과 시카고를 다녀오면서 신앙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서로 공감한 것은 믿는 자들도 죄를 짓기에 점점 담대해져 성도와 교회가 주위에 끼치는 영향력이 미미해져 간다는 것이었다. 동생이 말하기를 자기를 불신자로 생각하고 전도를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세금을 정말 제대로 내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 많은 경우 고개를 숙이고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하며 전도를 계속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한다. 예전에는 마을에 교회가 들어서려면 그 마을의 퇴폐업소를 없애려 하여 업소 주인들의 반대가 심했다는데 이제는 교회도 영향력을 많이 잃어 그러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생활 전도’라는 책의 저자 조 알드리치는 “기독교인은 복음(좋은 소식)을 나누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이 좋은 소식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불신자들은 성경에 관심을 갖기 전에 성경의 말씀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신자들의 삶에 먼저 관심을 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나무는 그 과실을 통해 건강한지 알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예수를 심장에 담은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예수의 냄새가 배어나올 것이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보여 준 미식축구 명예의 전당에 오른 레드 스킨스 팀의 아트 몽크와 대럴 그린에게서는 예수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시카고의 대형교회 윌로우크릭 교회의 담임목사 빌 하이벨스와 전도부장 마크 미텔버그가 공저한 ‘예수를 전염시키는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전염을 주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무엇보다도 ‘진실성’, ‘긍휼히 여기는 마음’, 그리고 ‘자기 희생’을 꼽았다. 믿는 자들을 포함하여 우리 모두는 진실하지 못한데 너무 익숙해졌다. 이 정도는 괜찮지, 다들 그렇게 하는데 하면서 넘어가기 일쑤다. 또한 독특하게 지어진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살기보다는, 특별히 내적으로 진실하여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기보다는 미화하고 포장하는데 익숙해 졌으며, 심지어 믿는 자들은 슬픔, 분노, 상처받은 마음을 표현해서는 안 된다고 잘못 가르침을 받기도 한다.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기 싫어하여 숨기려 하고, 말과 행동이 다른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고민 없이 산다. 자칫 잘못하면 자기 사역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너무나 숨가쁘게 몰두한 나머지 스스로 의로움에 빠져 잃어버린 영혼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긍휼히 여기는 마음과 자기 자신을 내어 주는 희생을 잊을 수도 있다. 간혹 교회생활에 지나치게 바쁜 사람들 중에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사랑과 긍휼의 감정이 메말라 버린 듯한, 마치 석고상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이 분들을 볼 때마다 나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본다. 예수의 삶을 보면 목자 없이 유리 하는 백성들을 민망히 여긴 마음, 특히 고아, 과부, 병든 자와 연약한 자, 소외된 자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 물론 죄로 인해 하나님과 단절된 영혼을 가장 불쌍히 여겨, 하나님와 인간의 화목을 위해 스스로 생명을 내어주는 가장 큰 희생을 치루셨지만….
크리스천이라는 단어는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란 뜻이라는데, 믿는 자들의 삶에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때 예수 그리스도를 전염시키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예수는 자기의 제자들을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 이름 지어 주셨다. 많이 들은 이야기지만, 그러나 빌 하이벨스 목사는 소금의 역할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다. 소금은 그 짠맛으로 갈증을 일으키게 한다. 맥주 집에서 짠 비스킷이나 땅콩을 안주로 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만일 기독교인들이 확고한 믿음으로 환경을 뛰어 넘어 내적 평강을 누리고, 확실한 삶의 목적과, 자기는 하나님의 귀한 창조물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당당히 살아간다면, 이 어두운 세상에서 허무와 공허에 시달리고 신음하며 삶의 의미를 몰라 함부로 사는 이들에게 영적인 목마름을 유발시킬 것이다. 이렇게 목말라하는 자들에게 시원한 생수, 마시면 다시는 목마르지 않는 생수의 근원인 예수께로 이들을 인도하라고 예수는 믿는 자들을 소금이라고 부르지 않으셨을까?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영적인 목마름을 나에게 하소연한 사람이 내 생애에 과연 몇이나 되는지 심각하게 질문해 본다. 눈물이 메말라버린 싸늘한 나의 가슴에 영적 갈증에 시달리는 영혼들을 향해 눈물을 회복 시켜 달라고 기도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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