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Usain Bolt)가 베이징 올림픽 100미터 경주에서 9.69초의 세계신기록을 내어 금메달을 타게 되었다. 그는 곧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라는 경칭을 받게 된다. 볼트의 승리는 개인의 영광일 뿐 아니라 자메이카의 영광임은 당연하다. 그런 기적 같은 인간의 속도를 과시할 수 있었으니 그 실력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다만 경의 할뿐이다. 이것을 보고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영화 ‘불의 전차’(Chariot of Fire)로 알려진 ‘나르는 스코틀랜드인’(Flying Scott)이라는 별명을 가진 스코틀랜드의 달리기 선수 에릭 리틀(Eric Liddell)을 기억하게 한다. 1924년 파리에서 있었던 제12회 국제 올림픽대회를 앞두고 ‘세상에서 제일 빠른 사람’이라는 명예의 소유자가 미국 선수 찰리 패독(Charley Paddock)이었다. 그와 같은 기록의 소유자로서 미국 선수 잭슨 숄츠(Jackson Scholtz)가 있었다. 그러나 온 세상이 기대했던 것은 ‘나르는 스코틀랜드인’ 에릭과 이 두 미국 선수와의 경쟁이었다. 에릭의 기록으로 봐서 그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었었다. 그러나 100미터 경주의 예선이 주일인 7월 6일로 변경되었다. 에릭은 예선에 나가는 대신 파리에 있는 스코틀랜드 정교회에서 설교를 했다. 그는 100미터를 포기한 것이다. 에릭으로서는 당연히 기독교인으로서 십계명중 네 번째의 계명을 지킨 것뿐이다. 이것은 대영제국 올림픽 위원장이었던 황태자를 경악케 했을 뿐 아니라 온 세상 사람을 놀라게 하고 기이하게 생각게 했다. 올림픽 우승자들에게 오는 부귀영화는 TV의 광고만 보아도 짐작이 갈 것이다. 그때도 그랬다. 예로 1924년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 조니 와이스뮐러(Johnny Weissmuller)는 타잔 영화로 세계에 알려졌다.
그는 그 다음날과 3일 후에 200미터와 자기가 준비하지도 않은 400미터에서 승리함으로써 그의 실력을 세상에 분명히 보여주었다. 그의 믿음을 잘 표현한 이야기는 400미터 경주에서 첫 200미터를 자신의 200미터 기록의 속도로 뛰었다. 이는 경주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으로서 나머지 200미터는 지쳐서 같은 속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 같은 속도로 질주하여 우승을 해냈다. 나중에 기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첫 200미터는 내 능력으로 뛰었고 나머지 200미터는 주님의 능력으로 뛰었다고 대답했다. 그 후 그는 전 대영제국을 두루 다니면서 달리기 경주와 전도를 쉬지 않았다.
에릭은 1932년 목사 안수를 받고 그의 부모가 평생을 사랑하며 전도로서 생을 보낸 중국에 전도사로 임명되었다.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농어촌에서 가난과 싸우는 중국인들을 도우면서 전도사역을 하였다. 그때만 해도 중국은 전란의 상태였었기 때문에 전도하기에 힘든 사정이었다. 1937년에는 일본의 침략이 중국을 피로 물들이기 시작하였다. 1943년에는 모든 서양전도사들을 지금 올림픽을 개최하고 있는 베이징에서 하루 거리인 상동성의 웨이시엔에 있는 한 전도회관에 강제 수용하였다. 강제수용소에서 그는 뇌암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자기의 건강보다 수용된 사람들의 건강을 염려하는데 전념하였다.
1945년 2월21일 그는 향년 43세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에릭은 주님과의 약속을 지켰고 금메달보다 더 귀중한 주님의 면류관을 얻었다. 2008년 8월 16일 베이징에서 100미터 경주를 관람하는 사람 중에 거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산동성 어느 마을에서 ‘나르는 스코틀랜드인’ 에릭 리틀(李愛銳)이 중국의 백성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며 여생을 보내다 희생이 된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강창욱
정신과 의사/ 스티븐슨,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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