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절을 지낼 때마다 늘 죄인의 마음을 갖는다. 부모는 자식에게 해주지 못한 마음으로 죄인이고, 자식은 부모가 살아계시든 아니든 늘 죄인의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 그래서 사람은 마음이 있어도 해주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고, 마음이 있어 해주려고 할 때는 그런 기회가 이미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인생의 최고의 단어는 ‘지금’이라는 단어이다. ‘지금’이라는 단어는 영어로는 ‘NOW’인데 거꾸로는 ‘WON’이다. 돈으로 말하면 한국의 돈을 세는 원이기에 좋은 것이다. 그러기에 지금이 최고의 기회이고, 축복인 것이다.
원래 죄라는 말의 한자가 ‘罪’인데 넉 사(四)에 아닐 비(非)가 모여서 된 말이다. 그래서 죄라는 것은 네 개가 아닌 것이 죄라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죄인이라는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늘 네 가지가 온전하지 않고 살아가기에 우리는 죄인이다.
그 첫 번째가 ‘욕심’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욕심이 있다. 그 욕심은 어느 정도까지는 좋은 것이다. 배가 고플 때 밥을 먹고, 잠자고 싶을 때 자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 칠 때 화가 된다. 운동도 좋은 것이지만 운동이 지나치면 해가 된다. 그래서 늘 언제나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 보다 못하다’(過猶不及)이라는 것을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
둘째가 ‘의심’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그 신뢰는 결국 사랑으로 이어진다. 이 신뢰가 무너지게 되면 믿음보다는 의심이 생기게 된다. 결혼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언약이다. 그 언약은 평생토록 서로를 믿고 사랑하겠다는 약속이다. 이 약속이 흔들리면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 의심처럼 심각한 정신적인 장애가 없다. 어느 것 하나라도 믿을 수 없게 된다. 사람사이에 좋았던 관계가 깨어져 사는 것이 죄이다.
셋째가 ‘변심’이다. 한국의 고전적인 사랑의 소설이라고 하면 ‘춘향전’이고 영국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서로 다른 배경과 줄거리를 갖고 있더라도 분명한 것은 죽어도 같이 죽는다는 마음이다. 사랑은 그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한 사랑은 없다고 하셨다. 우리 이민자, 코리안 디아스포라들은 한국을 떠나 미국에 와서 살고 있다. 몸은 떠나 와서 살더라도 마음만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서로 의지하고 사랑해야 한다.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해도 고향을 떠나 온 사람들이다. 나그네들이다. 나그네들은 길동무가 되어야 하고, 말동무가 되어야 한다. 조금 사귀다가 싫증나면 등을 돌리는 백화점 점원 식의 인사나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 살다가 변해진 마음을 들여다볼 때마다 죄인 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넷째가 ‘존심’(存心)이다. 사람이 모인 곳에는 늘 자리가 있다. 높은 자리, 귀한 자리, 첫 번째 자리가 있다. 그 자리 때문에 마음이 상하고, 급기야는 소리를 높이고 갈등하고 분열하게 된다.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처럼 민감한 부분이 없다. 그래서 약한 부분은 숨기고 싶고 피하고 싶다. 그런데 이 부분을 건드리면 폭발하게 된다. 부모가 공부하기 싫은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하면 그 자녀는 이유 없는 반항을 하게 된다. 돈이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존심이 있고, 공부 많이 한 사람은 많이 한 대로 존심이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존심도 결국 죄가 된다. 그 존심이 자기를 높이려고 하는 교만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죄인이다. 꿈같은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죄인이다. 그것을 기독교의 진리인 성경이 선언하고 있다.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말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것이다. 그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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