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명의 한인대표자들은 누구인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서울에서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참석하고 메릴랜드 주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경상남도와 볼티모어 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인천광역시를 방문하고 시간을 내어 독도에도 들려서 돌아왔다.
한국 정부가 700만 해외동포들에게 좀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최근 경제적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배후에 전 세계에 퍼져있는 화교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라고 들었다. 화교 못지않게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한인동포들이 지구촌화한 세계에서 한국의 무역이나 해외진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 해외동포들의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한 요인이라는 것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씁쓸한 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늦게라도 짝사랑이라도 끊을 수 없는 조국에 대한 사랑을 알아주기 시작했다는 것을 감사해야할 것이다.
본인은 미국에 유학을 오기 전에 해외개발공사에 근무한 적이 있다. 퇴직하면서 당시 사장님에게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서 재직 중 본인이 느낀 것이 이제는 지구촌화한 세계에서 한반도를 벗어나서 세계 어디서나 한국인이 가서 뿌리를 내리면 그곳이 한국이 될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펼칠 것을 제안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재외동포의 한민족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정부기념일로 10월 5일을 ‘세계한인의 날’(2007년 5월 대통령령 제20045호)로 제정한 이후 2번째로 ‘건국 60주년 기념 및 제2차 세계한인회장대회’를 개최하여 전 세계 63개국에서 412명의 대표자들이 모여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기념행사를 가졌다.
일부에서는 기념식에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고 한승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것을 가지고 불만을 터트리면서 해외동포들에 대한 경시라고 주장하고, 얼마 전 평화통일자문위원회의에서는 대통령이 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다과회를 열어주었는데 한인회장들은 푸대접을 한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과연 여기에 참석한 500여명은 어떤 사람들인가? 전 세계에서 700만 해외동포를, 그들의 조직인 한인회를 대표한다고 모인 이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물론 한인회가 지역적으로 모임을 가진 동포들의 자생적인 조직이라고 본다면 지역에 따라서 어떤 분들은 몇 년 동안 자기 지역에 있는 동포들의 생활을 도와주기 위해서 애써온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봉사는 안전에도 없고 그냥 본국만 바라보면서 자기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열심히 참석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규모가 제법 있어서 조직화되고 임기가 제대로 지켜져서 임기가 바뀔 때마다 새로 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현직 회장만이 참석하는 것이 아니고 대륙별, 또는 한인동포가 많은 지역에서는 연합체의 형식을 빌어서 현직에서 물러난 회장들이 연합체의 간부로서 계속해서 참석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형태가 되었든 때가 되면 제대로 된 네트웍을 만들기 위해서도 초기의 자생적인 단체의 형태를 유지하더라도 통일적인 체계를 갖춰나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대륙별로 지역적인 것만으로도 안 되고, 인구가 많고 여건이 좋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이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또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 인구가 적다고 소외되고 만년 들러리만 서게 된다는 불평을 들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미국이 50개 연방주를 가지고 상원은 주마다 2명의 상원의원을 내고, 하원은 인구비례에 의해서 선출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주의 크고 작음이나 인구의 많고 적음에도 불구하고 주정부별로 최대한의 자율권을 인정하면서 연방제도를 유지해나가고 있는 것을 참고해서 지역과 인구를 모두 고려해서 체계적으로 해외한인들을 네트웍화해서 국내외 동포가 모두 함께 참여해서 미래를 대비하는 체제가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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