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테리야끼 식당
“단골 손님들이 안 와요”
쌀, 닭고기 등 재료비 올랐는데 매출은 20~30% 줄어
워싱턴주에 1,000여 업소
불황 불구 계속 새로 열어
부동산시장 한파로 시작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한인들이 주로 종사하는 업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세탁소 등 일부 비즈니스는 한인업소간 가격덤핑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초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경기가 나아지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실정이다.
본보는 한인들의 주업종인 테리야끼 식당·세탁소·모텔·그로서리·부동산·융자 등 비즈니스의 현황을 진단하는 시리즈를 매주 게재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한인들 사이에 ‘E-2비자 업종’으로 특히 인기 있는 테리야끼 식당들이 연초부터 재료비가 속등하는 가운데 매출은 거꾸로 크게 줄어들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켄트에서 3년째 테리야끼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닭고기, 식용유, 쌀 등 각종 재료비는 연초에 비해 15% 이상 올라 마진이 줄어든데다 매상도 줄고 있어 울상이다.
특히, 지난 여름 쌀값파동 이전에 한 포대(50파운드)에 12 달러선이었던 코스트코의 ‘호마이’ 쌀 값이 현재는 25.99달러로 곱절이 뛰었다.
이씨는 쌀과 닭고기 등 재료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28%선에서 38%로 높아져 그만큼 이익이 줄었다며 한숨이다.
이씨는 급기야 지난달 메뉴의 가격을 일률적으로 10% 정도 올렸지만 현재 매상은 그전만도 못한 상태라며 “결국 손님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씨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보잉 파업으로 직격탄을 맞은 에버렛이나 렌튼 공장 인근의 테리야끼 식당들은 최근까지 매상이 절반으로 줄어 심각한 고통을 겪었다.
현재 3명의 히스패닉 종업원을 두고 있는 이씨는 고객감소로 일거리가 줄고 인건비도 부담스러워 조만간 한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린우드에서 테리야끼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지난달보다 매상이 약간 오른편이다. 쌀 파동 이후 가격을 10% 정도 올렸지만 매상은 작년 수준을 밑돌아 결국 고객 수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최씨는 한 단골고객이 예전보다 뜸해서 이유를 물어보니 “식사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빵으로 점심을 대신한다”고 하더라며 씁쓸해했다.
최씨는 지난달부터 기름값이 내림세를 보여 마음이 좀 편해지기는 했지만 각종 재료비가 크게 올라 과거 50%에 육박하던 마진율이 현재는 4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테리야끼 식당을 운영하다 비즈니스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로 변신한 박병권씨는 요즘 한인 테리야끼 식당 매상이 전반적으로 20~30% 줄었다고 전했다.
매상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의 한인업주들은 종업원을 해고하고 부부가 직접 주방 일을 하는 방법으로 불황을 견뎌 내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질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한숨이다.
박씨는 현재 워싱턴주에 한인이 운영하는 테리야끼 식당이 대략 1,000여 업소가 있지만 불황 속에서도 새로 문을 여는 업소는 계속 늘고 있다고 개탄했다.
박씨는 매상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요즘 바이어들이 매입을 주저하는데다 융자를 받기도 쉽지 않아 테리야끼 식당매매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거래도 현재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지만 앞으로 불황이 심화되면 한인업소들의 경기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
김정태 기자 c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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