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 일리노이 주지사의 부패 스캔들과 관련한 도덕성 논란에 휘말려 취임 이후까지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3일 전망했다.
오바마 당선인이 라드 블라고예비치 주지사의 스캔들에 직접 연루돼 있지는 않지만 부패 정치의 산실로 꼽히는 시카고 정계와 인연을 맺어 왔기 때문에 도덕성 논란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며 과거 비슷한 경험을 가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전례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블라고예비치의 스캔들이 불거진뒤 오바마는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정치적 후원자였던 토니 레즈코와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이 다시 표면화되는 등 매우 곤혹스런 입장에 놓여 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최근 블라고예비치 스캔들과 관련해 오바마가 블라고예비치의 주지사 출마때마다 지지를 선언했고 핵심 조언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보도하며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위대하고 청렴한 인사 중 한명으로 꼽히는 트루먼 전대통령은 정계에 입문할 당시 부패한 정계 거물급 인사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
트루먼의 고향인 미주리주 정가의 보스였던 탐 펜더가스트는 가난한 농부 집안 출신인 트루먼을 지방 판사직에 선출되도록 후원하며 트루먼의 정계 진출을 적극 도왔다.
트루먼은 펜더가스트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있음을 스스로 시인하면서도 펜더가스트가 주도하는 `부패 정치’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미주리주 지방 판사 재직시 트루먼은 `모든 사건을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공약을 지켜 나가면서 금품 수수 등 부패의 유혹을 뿌리쳐 나갔다.
판사 재직 시절 관내 도로 신설 과정에서 어머니 소유의 농장이 11에이커 가량 잘려 나가는 상황이 발생, 보상 문제가 대두됐는데 트루먼은 공직을 이용, 에이커당 1천달러에 달하는 보상 문제에 의도적으로 개입했다는 시선을 피하기 위해 보상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어머니도 이에 동의했다.
펜더가스트는 자신이 후원한 트루먼이 사사로운 친분과 금품에 좌지우지되고 있던 공권력을 투명하게 한다며 부패로 얽힌 고리를 의도적으로 끊으려는 데 대해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트루먼은 나중에 발간한 자서전을 통해 보스가 부패한 업자들에게 공공사업 건을 많이 넘겨주도록 원했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부패가 만연한 시카고 정가에서 정치적 야심을 키워 온 오바마에게 도덕성 문제에 관한한 과거 트루먼이 거쳐온 이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직 시카고트리뷴 기자이자 오바마 자서전을 집필한 데이비드 멘델은 오바마가 시카고 정가의 부패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한때 시카고 시청 공직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을 때 오바마는 시카고 시청 분위기가 어떤지 잘 아는 상황에서 좀 자제하는 게 좋겠다며 말리는 입장이었다고 멘델은 전했다.
지난 대선 유세때 오바마가 피자 한판을 샀는데 함께 있던 기자들에게 오바마는 각자 5달러 내야한다고 요청할 정도로 `사소한’ 금품 문제에도 매우 민감하게 대응하려 애썼다.
뉴스위크는 도덕성 논란에 휘말린 오바마가 과거 시카고 암흑가의 보스 알 카포네를 처단했던 `언터처블’ 엘리엇 네스 이상의 부패 개혁 마인드와 위상을 보여줘야 할때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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