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고예비치, 노조와 장기 유착 관계
알카포네 이후 일리노이 부패구조 개선 안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후임 인선을 위한 논의에 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가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과 14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 등 보도에 따르면 이는 오바마 당선인이 자신의 후임 선정 논의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 일리노이 하원의원인 이매뉴얼 내정자는 오바마 당선인의 상원의원 후임 선정 권한을 갖고 있는 라드 블라고예비치 시카고 주지사 측에 후임자 후보 명단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검찰은 지난 9일 블라고예비치 주지사가 자신의 재선을 위한 선거자금 조성 목적으로 상원의원 매직을 시도했다며 그를 체포해 기소했다.
오바마 당선인의 측근들은 이매뉴얼 내정자의 후보명단 제출은 관행에 따른 것이며 어떠한 대가에 대한 논의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가 블라고예비치 측과 직접 통화를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매뉴얼 내정자가 전달한 후임자 후보 명단에는 백악관 선임고문에 내정된 발레리 재럿, 리사 매디건 주 검찰총장, 잰 샤코우스키 하원의원, 댄 하인스 은행감사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매직 시도 혐의를 받고 있는 제시 잭슨 주니어 하원의원은 빠져 있다. 잭슨 주니어 의원은 자신이 상원의원직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블라고예비치 측과 매직을 논의한 일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매관매직 스캔들로 인해 블라고예비치 주지사가 조합원이 200만명에 이르는 서비스노조국제연맹(SEIU)과 오랜 결탁관계에 있음이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검찰의 기소문에는 블라고예비치 주지사가 SEIU의 일리노이 책임자인 톰 밸러노프와 상원의원 후임자 인선 논의를 위해 직접 만남을 포함해 두 번 접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WSJ은 오랜 유착의 근거로 블라고예비치 주지사가 2003년 취임 직후 2만명에 이르는 보건직 노동자의 조합구성을 허용하고 밸러노프를 일리노이 보건계획위원회 이사로 선임한 사실 등을 들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 일리노이 주의 부패는 뿌리깊은 역사적 연원을 갖고 있어 근절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보도했다.
느슨한 주의 선거법으로 인해 주요 기부자의 영향력 행사를 차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의원들에 대한 감시망은 엷은 반면 정치적 보스와의 유착은 매우 강하다는 지적이다.
은퇴한 주 재판관인 브락턴 록우드 씨는 오랜 유착관계의 근절 가능성에 대해 나는 낙관적이지 못하다며 알 카포네 이후 이곳의 분위기는 그다지 많이 바뀌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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