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5년 전쯤인 것 같다. 우리는 LA쪽으로 여행을 갔었는데 비행기로 그 곳에 도착해서 다시 자동차를 빌려 그 곳에서 가까운 그랜드캐넌, 허스트 캐슬(방이 거의 100개가 되고 실내, 실외 수영장이 있는 옛날 갑부의 집), 또 초기의 라스베가스, 그리고 데스 밸리(DEATH VALLEY, 죽음의 계곡)를 다녀왔다.
이때 가장 인상에 남았던 죽음의 계곡은 특별한 사연이 있었는데, 오래 전 그 곳에 가면 노다지를 캘 수 있다고 해서 49명의 사람들이 떠났던 곳인데, 그곳에는 금광도 없었으며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고 물 한 방울도 없는 사막이라 결국 그들은 영영 돌아오지를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그 49명의 이름으로 비석을 세우고, 또 축구팀의 이름도 그 후 포리 나이너스(FORTY NINERS-49ers)로 이름을 지었던 것이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이 많이 부르는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은 이때 광부들 사이에서 불려지기 시작했던 노래인데, 지금도 삶이 고달프거나 외로울 때면 특히 서부의 사람들이 많이 부른다. 물론 지금은 세계적으로 알려졌지만 우리가 갔던 죽음의 계곡은 밤에는 기온이 약간 내려가나 낮 온도는 보통 100도가 넘고, 심하게 몰아치는 모래바람은 왜 그곳을 죽음의 계곡이라 했는지 정말 알 것만 같았다. 그곳에 들어가기 전 안내판에 물과 개솔린을 충분히 준비하라는 것과 자동차 정비 사항이 적혀있다.(가다가 만약 개스가 떨어지거나 자동차가 선다면...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지금은 관광지로 많이 발전했겠지만, 내 기억으로는 사막을 향해 2시간쯤 운전해 갔을 때 너무 덥고 또 자동차도 뜨거워져서, 거의 중간쯤 지점 작은 호텔에 묵기로 했다. 거기서 하룻밤을 묵고 떠났는데 하루 종일 땅을 끓어오르게 하는 햇빛 때문인지 밤이나 낮이나 밖은 오븐에 굽는 온도였다. 그래도 호텔 안은 문을 딱 열고 들어서는 순간 커다란 냉장고 속에 들어온 것처럼 시원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해발(sea level)보다 낮은 곳이라는 곳도 가보았다.
1849년 미국의 골드 러시 시기에 이 지역 광산에서 금이 나오고, 또 개울에서 사금을 찾아내서 부자가 된 사람이 있다는 소문은 주위의 도시에 빠르게 퍼졌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금은 바로 돈을 의미하는 것이니 노다지를 찾아서 떼돈을 벌어보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그들 중에는 군인, 의사, 판사, 선원들도 있었다.
그곳에서 처음에는 금이 제법 나왔지만, 얼마 지나면서 따라 온 식구들은 배가 고프고, 금은 찾을 수 없으니 약탈, 강도, 살인이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 노래는 노다지의 꿈을 캐고 있는 아버지를 남겨두고 떠나버린 딸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여서 듣는 이도 함께 눈물을 글썽이게 한다. 이때 금광을 사서 부자가 된 로렌드 스탠포드라는 사람은 그 돈으로 정계에 진출했으나 15살 난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자 돈과 세상 모든 일에 의욕을 잃고 아들 생각만 하다가 아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그 많은 돈으로 지금의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을 설립하게 되었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서부 개척 시 금을 캐는 사람들이 부르던 이 노래는 갑오경장 이후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우리나라로 전해지게 되었다고 이튼 뮤직 스쿨의 학장이신 이요섭 교수의 글에 나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선교사들이 농촌에서 광산은 눈에 별로 띄지 않고 멀리보이는 바다와 고기 잡는 어부를 보며 가사를 바꾸어 부르며 이후 사람들이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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