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소수계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났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경제적 위기에 직면한 미국 정부를 이끌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변에는 한인 인재들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새 시대에 대한 기대 속에 닻을 올린 오바마 행정부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며 미주한인 이민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오바마의 한인’들은 누구인지 살펴본다.
# 유진 강 <대통령 특별보좌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하와이 동반 골프라운딩에 나서 화제가 됐던 유진 강(24)씨는 대통령 취임식 날인 지난 1월20일 대통령 특별보좌관에 임명됐다.
미시간 대학 출신으로 지난 2005년 대학 재학시절 미시간주 앤아버 시의원직에 출마했다 낙선한 경력을 가진 강씨는 시의원 낙선 3년 만에 대통령 특별보좌관으로 백악관에 입성하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강씨는 지난해 11월10일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시절 비행기 트랩을 오르면서 강씨의 등을 두드려주며 격려하는 사진과 지난해 12월21일 하와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치는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 렉슨 류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중동 비확산 담당관>
한인 2세 비확산 전문가인 렉슨 류(36)씨는 지난 3월부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합류해 이란과 시리아 핵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공화당 출신인 척 헤이글 전 연방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낸 류씨는 지난해 여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당시 연방상원의원이 헤이글 전 의원 등과 함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 수행한 것을 계기로 현재의 오바마 대통령과 인연을 쌓았다.
류씨는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의 특별 보좌역을 거쳐 헤이글 전 의원의 외교정책 담당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에 들어가 수전 라이스 주 유엔대사 지명자의 상원 인준청문 과정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 천미선 <연방법무부 부차관보>
하버드 법대 출신으로 샌프란시스코 지역 로펌의 파트너이자 변호사로 활동해온 천미선(미국명 마리사)씨는 가장 최근인 지난 1일 연방법무부 부차관보로 지명돼 법무부 토마스 J. 페렐리 부장관의 보좌로 업무를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로펌에서 상법과 노동법 민사소송을 맡아온 천 부차관보는 가주 연방법원 위원회 의장, 샌프란시스코 변호사협회(BASF) 회장, 북가주 한미변호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2004년 전미 아태변호사협회가 선정한 ‘40대 미만 최고 변호사’에 뽑히는 등 다수의 수상경력도 갖고 있다.
특히 지난 1988년에는 오바마 현 대통령의 대학 후배로 하버드 법률잡지에서 함께 근무하며 친분을 쌓았으며, 지난해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해 기금모금 및 아시안 지원 조직을 맡아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에 공을 세웠다.
# 수미 테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일본, 한국, 오세아니아 국장>
1.5세 수미 테리(37·한국명 김수미)씨는 지난 1월 말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일본, 한국 및 오세아니아 담당국장’으로 유임됐다. 테리씨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때인 지난해 여름 NSC 아시아 담당국장에 발탁돼 지한반도 등 대 아시아 정책 실무를 담당해 왔으며 재기용됐다.
테리씨는 뉴욕대(NYU)를 졸업하고 터프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가정보위원회(NIC)에서 아시아 담당관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백악관으로 옮겼다.
# 고홍주·고경주 <연방국무부 법률고문· 연방보건부 차관보>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원 부학장 겸 석좌교수인 고경주(56·미국명 하워드)박사는 지난 3월 연방 보건부 차관보에, 그리고 그의 남동생인 예일대 법대 학장인 고홍주(54·미국명 해롤드)박사는 연방국무부 차관보급 요직인 법률 고문에 임명됐다.
고경주 연방 보건부 차관보는 예일대 학부와 의대를 졸업하고 보스턴대 보건학 석사를 거쳐 1997년부터 2003년까지 6년간 매서추세츠주 보건장관과 미국 암 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하버드대 학부와 법대를 졸업한 고홍주 국무부 법률고문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8~2001년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를 지낸 데 이어 두 번째 차관보직에 기용됐다.
# 리아 서 <연방내무부 차관보>
전 윌리엄 플로라 휴렛재단 프로그램 오피서였던 리아 서(38)씨는 지난 3월 내무부 정책관리 및 예산담당 차관보에 지명됐다. 서 지명자는 최근까지 휴렛재단에서 활동하며 서북미 지역 생태계 보호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서씨는 컬럼비아대에서 환경과학 및 교육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환경교육 정책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는 벤 캠벨 연방 상원의원의 입법담당 수석 보좌관으로 4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 벳시 김 <백악관 국방부 연락담당관>
전국 민주당 본부(DNC)의 아태계 담당 부디렉터로 지난해 오바마 선거운동에 적극 활동한 벳시 김 담당관은 변호사 출신으로 포모나 칼리지에서 행정학을 전공했으며 애리조나 대학 로스쿨을 졸업했다.
김씨는 지난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진영에서 일을 할 기회를 잡게 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김 변호사는 연방 상무부 산하 중소기업청(SBA)에 고문 변호사로 위촉받아 클린턴 정부에서 일을 했다.
이후 오바마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주자로 지명이 되면서 오바마 캠프의 아시안 담당 홍보책임자로 발탁됐었다.
# 헬렌 홍 <백악관 법률고문실>
캘리포니아주 출신 한인 2세인 헬렌 홍(31·한국명 홍혜련) 변호사는 법무부에서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 법률고문실로 자리를 옮겼다. 홍 변호사는 UC버클리에서 화학과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재원이다.
# 애나 김 <백악관 비서실 커뮤니케이션 담당>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함께 지난 1월20일부터 근무를 시작한 애나 김(25·한국명 김소연)씨는 백악관 웨스트 윙에서 람 임매뉴얼 비서실장 직속 부서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주요 보고서 및 문서 작성과 커뮤니케이션 업무 등을 맡고 있다.
김씨는 노스웨스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오바마 정부의 정책 산실로 불리는 ‘미국진보센터’(CAP)에서 2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7년 오바마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정식 요원으로 발탁됐다. 대선 후에는 정권 인수위의 정부 부처 평가단에서 농무부 팀 멤버로 활동해 왔다.
# 크리스토퍼 강 <백악관 입법관계 특별보좌관>
한인 2세인 크리스토퍼 강(32·한국명 강진영)씨는 시각장애를 딛고 교육 전문가로 주류사회에 우뚝 선 한인 1세 강영우(65) 현 백악관 직속 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의 차남으로 한인 부자가 대를 이어 백악관에 입성하는 기록을 세운 인물.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 부총무인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의 수석 법률보좌관으로 근무하다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발탁됐다.
강씨는 시카고대 재학시절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이 대학 학생처장으로 있을 때 신입생 지도교수로 만난 인연으로 오바마 당선자가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할 때 친분을 쌓았다. 그는 로스쿨 졸업 후 2001년 변호사가 된 다음 더빈 상원의원의 입법 보좌관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2005년 최연소로 본회의 수석 법률 보좌관으로 고속 승진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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