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하와이로 향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미 국방부가 현지에 미사일 방어망을 배치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하와이 주민들은 별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으로부터 진주만 공습을 당한 적이 있지만, 그때와는 달리 대다수 하와이 주민들은 북한이 쏜 미사일이 하와이 하늘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한 가운데 미 국방부는 최근 하와이에 미사일 방어망(MD)를 이동 배치했다.
하와이 주민 퍼트리샤 킬로하는 19일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들이 미사일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바다 멀리서 미사일이 날아올 것이라는 가능성이 그녀의 일상 생활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놀룰루 시내에서 개를 데리고 산책 중이던 댄 글리슨도 북한이 만약 정말로 호놀룰루를 공격한다면, 명중했으면 좋겠다며 그후 상황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하와이 여행을 취소하겠다는 문의도 단 한건 들어온 것이 전부라고 하와이 관광 당국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와이에 대규모 군사 시설이 배치된 만큼 여행하러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으며, 하와이는 여행하기에 매우 안전한 장소라고 강조했다.
하와이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마애 동은 미국이 북한의 공격에 결연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는 도망갈 수 없다면서 그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THAAD(고고도방어체계)와 SBX(해상배치 X밴드 레이더) 등 요격 미사일과 레이더망을 하와이로 이동 배치했다.
미 해군 태평양 함대 소속 척 벨 소령은 미 영토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미 정부 관계자들이 하와이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하고 있지만 하와이 주민들 다수는 이에 무관심한 채 일상생활을 지속하고 있고 쇠약한 경제 상황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많은 하와이 주민들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보지 않고 있고, 일부는 지난 11년간 3차례에 걸쳐 테스트에 실패했던 북한의 미사일이 하와이까지 도달할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주민들은 2차 세계대전 때 진주만이 공격당했던 것을 감안할 때 미군이 하와이를 방어할 조치를 취할 것을 확신하고 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 출신이라는 점도 주민들을 더 안심시키고 있다.
하와이주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서부의 카우아이섬의 마틴 스탄인하우스(49)씨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하와이 주민들은 정작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에 따른 관광산업 타격 등으로 인해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지는 것과 같은 경제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하와이주의 실업률은 30년만에 최고치인 7.4%에 달했고 주 정부는 재정적자로 인해 공무원 봉급을 무급휴가를 통해 14% 줄이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놀룰루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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