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은 현재 갖고 있는 것에 길들여져 있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게 한다.
갑자기 ‘치즈’가 없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은 왜 치즈가 없는지, 이런 일이 왜 내게 일어나는지 등을 불평하고, 분석하고 문제를 잡고 늘어진다. 그러다가 많은 사람들은 지쳐 떨어진다.
’치즈’는 직업일 수도 있고, 편안한 집이나 돈일 수도 있고, 친구관계, 가족, 이웃… 등 어느 순간 고마움도 특별함도 느끼지 않게 된 일상적인 조건들 모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일상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면 우리는 당황한다. 어떻게 하면 변화를 되돌리고 없던 일로 만들까를 고민하기도 하고, 변화가 일어난 것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 책에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 들어 있다.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당황하며 속상해 하는 나의 얼굴과, 10년 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왕년에는 나도… 하며 현실을 부정하는 누군가의 얼굴과. 여기가 기운이 안 좋다, 운이 안 좋다며 탓하는 누군가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책 속의 쥐들은 재빠르게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찾는다. 문제를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는 것으로 마음을 바꾼다. 그리고는 어느새, 다른 치즈를 찾아낸다.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가? 변화를 기회로 삼는 사람, 남들이 모두 불안해 할 때 흔들리기보다 자신을 환경에 맞춰가는 사람. 흔하지는 않지만 주위에는 이런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있게 마련이다.
오래 전 직장 상사는 버릇처럼 ‘자기 몸값은 스스로 올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언제나 부지런히 자료를 모으고, 분류하고, 기록하고, 글을 쓰고, 강의하며 자신의 이름을 서서히 세상에 알려갔다. 그렇게 차곡차곡 몸값을 올려가다가 기회가 왔을 때 과감히 자리를 바꿨다. 상사는 치즈가 곧 옮겨질 것을 알았던 것인지, 아니면 현재 먹고 있는 치즈에는 경쟁자가 너무 많아질 것을 알았던 것인지,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치즈 스테이션을 개발한 것이다.
한국의 선배 K는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한국의 동료, 선후배들이 화려한 승진과 퇴사의 터널을 지날 때에도 꾸준히 공부한 그는 귀국한 후 한국에서 생소한 첨단사업을 시작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엔지니어였던 주변의 C는 지금 특허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 닷컴 회사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던 10여년 전 그는 엔지니어로서 더 이상 삶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특허 분야 라이선스를 준비했다. 그리고 많은 IT 회사들이 몸을 줄이고, 수많은 동료들이 직장을 찾아 나설 때 그는 특허 에이전트라는 직업으로 곧바로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치즈’는 이동이 심한 것 같다. 회사들은 문을 닫고, 사람들은 옮겨 다니며, 집들은 주인이 자주 바뀌고, 가족들은 이사를 다닌다. 생각지 않은 변화에 우울증을 얻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문제는 이런 변화에, 내가 먹고 즐기던 치즈가 없어진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게 하느냐 이다. 미로를 헤매며 새로운 치즈를 찾는 쥐처럼 될 것인가, 아니면 왜 치즈가 없어진 건지 화를 내는 사람이 될 것인가.
스스로 관객이 되어 나를 바라본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누구도 화만 내며 신경질 부리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단 뛰어야 하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치즈를 찾아서…
유정민 /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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