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 한 건 좋은데 만날 똑같으면 인생이 재미없잖아요. 이번 영화에서는 할 게 많았어요.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배우로서는 신나는 일이었죠."
마흔을 한 해 앞둔 엄정화는 영화 ‘베스트셀러’를 찍으면서 달리고, 넘어졌다. 호러와 스릴러가 혼재한 이 영화에 추격신이 많아서다.
엄정화는 신경쇠약에 걸린 베스트셀러 작가 백희수를 몸으로 표현하기 위해 7㎏을 감량하기도 했다. 엄정화 스스로 "몸을 혹사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영화"라고 자평했던 ‘베스트셀러’가 15일 개봉한다.
엄정화는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를 찍을수록 액션 장면이 새롭게 추가됐다. 몸이 많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찍고 나니 보람찼다"고 했다.
’베스트셀러’는 인기작가 백희수가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공포스런 상황을 담은 영화다. 영화 초반에는 고립된 별장에서 귀신이 등장,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면 후반부는 마을에서 수십 년 전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백희수의 남편으로 출연한 류승룡이 기자간담회에서 "엄정화를 위한 영화"라고 말했을 정도로 ‘베스트셀러’는 엄정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영화다. 최근 여배우 주연의 영화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남성들만의 전유물로 간주되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여성이 원톱 주연으로 출연했다는 점에서 시선이 가는 영화다.
"2008년 겨울에 시나리오를 처음 접하고, 꼭 하고 싶었어요. 개인적으로 호러나 스릴러물이 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거의 일 년 가까이 기다린 끝에 작년 11월에 촬영에 들어갔죠."
각오는 했지만, 촬영과정은 고됐다. 신경쇠약에 걸린 희수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가녀린 몸부터 만들어야 했다.
엄정화는 꼬박 한 달간 두부와 채소만 먹었다고 한다. 술을 마실까 봐 친구들과의 만남도 자제했다. 하루에 50분씩 두 차례에 걸쳐 달리기를 했고, 반신욕도 했다. 그렇게 한 달 반을 하고 나니 조금씩 몸무게가 줄기 시작해 7㎏ 감량에 성공했다.
"배고프면 짜증이 많이 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시작부터 힘들었어요."(웃음)
원톱 주연이 반가웠지만 부담감도 컸다. 홀로 영화를 이끌고 가는 것은 ‘오로라 공주’(2005) 이후 5년 만이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작년 ‘해운대’, ‘인사동 스캔들’, ‘오감도’ 등 꽤 많은 작품을 했어요. 비중 있는 역할이었지만 원톱은 아니었어요. 사실 원톱 주인공이 되는 영화를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죠. 그런데 막상 촬영에 돌입해보니 영화를 잘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점점 커지더라고요."
엄정화는 이어 "고생 끝에 촬영을 마칠 수 있었지만,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 한시름 놓았다"며 맑게 웃었다.
엄정화는 가요계와 영화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는 "올해나 늦어도 내년쯤에는 가수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며 "가수와 배우 모두 애정이 가기 때문에 둘 다 포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예전에 서커스 같은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 나오신 분이 난이도 높은 재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숙련된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그분이 뒤에서 흘렸을 땀과 눈물이 느껴지더라고요. 저도 땀과 눈물로 저 자신을 가꾸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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