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잃어버린 엄마·아빠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적지만 5,000달러의 성금을 전달합니다.”
8년간 노점에서 야채를 팔아 모은 푼돈으로 신학생과 초·중·고교생 등 7명에게 각각 1,000달러를 쾌척<본보 4월8일자 A5면>한 이금안(82) 할머니가 이번에는 서해 천암함 침몰사고로 숨진 수병들의 가족들을 위해 22일 5,000달러를 KBS에 전달했다.
이씨가 기부를 결정하게 된 것은 최근 KBS의 천안함 추모·모금을 위한 특별생방송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아들을 잃어 절규하는 전사자 가족들의 모습을 본 뒤 잠자리에 누워서도 문득 문득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밝혔고 가슴 한구석이 계속해서 아려왔다고. 혼자가 된 딸과 손자를 위해 도미를 결정한 뒤 혼자 노점상을 하며 8년간 단지 자식들이 잘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버텨온 지난날이 떠올라 가슴이 멎는 것 같았다고 이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리에서 매일 야채를 팔았어요. 단속반한테는 또 얼마나 시달렸는지. 그래도 자식과 손자들을 위해 힘을 냈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습니다. 그런 부모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기부를 결정했습니다.”
이날 성금 전달식에 할머니와 함께 온 손자 김정규(13·세인트 멀 초등학교 6학년 재학)군은 “할머니가 너무너무 자랑스럽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교통사고를 당해 수술을 한 뒤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한 그는 휠체어로 몸을 의지해야 하는 상황으로 현재 돈벌이가 없다. 그나마 딸이 네일 가게에 나가서 벌어오는 돈이 전부다. 그러나 남의 집에서 세를 살고 있다며 한사코 집을 공개하길 꺼려한 그의 얼굴에는 나눔의 축복을 아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윤재호 기자>
이금안(왼쪽부터) 할머니가 손자 김정규군과 함께 22일 플러싱 대동연회장에서 KBS 황상무 뉴욕 특파원에게 5,000달러의 성금과 함께 자필로 적은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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