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주필)
성경에 보면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거두니라’ 라는 구절이 있다. 세상 모든 만물이 떨어져 산화해서 다시 열매 맺는 순환의 아름다움을 보게 되면 이러한 진리를 쉽게 터득할 수 있다. 자연의 섭리는 어찌보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즐겁게 만들고 또 행복감에 젖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쁨과 즐거움, 행복감을 맛보기 까지는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이 그 과정에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한 예로 한인들이 집 뜰에서 많이 가꾸는 꽃이나 채소같은 것을 보면 뿌린 씨앗이 꽃이나 열매
가 되어 즐겁게 보고 맛있게 먹을 수 있기 까지 사실 얼마나 많은 수고와 땀, 노력과 시간이 소모되는가.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까지 또 얼마나 많은 요소들이 더불어 필요한가. 햇빛과 공기, 그리고 비와 바람 등등 모든 것이 함께 해주어야만 우리가 즐길 수 있고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세상을 아름답고 환히 비추인 것을 말한다면 대표적인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그리고 부활의 역사를 들수 있을 것이다. 예수의 처절한 죽음의 고통과 희생은 이 세상 모든 인간에 대한 구원, 그리고 사랑이라는 열매로 승화돼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흔적이 아름다움으로 두고두고 남아 있다.요즘 한인사회에서 개최되고 있는 행사들을 보면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생각나게 하는 단체들이 있어 보기에 흐뭇하다. 누군가가 큰 뜻을 지니고 땅에 뿌린 하나의 밀알이 10년, 20년, 3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새 거대한 규모로 성장, 한인사회에 커다란 힘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
이다. 이같은 결실을 맺기까지 씨앗을 뿌린 한알의 밀알은 한인 YWCA의 홍인숙, 봉사센터의 김광석, 유권자센터의 김동석, 김동찬, 가장상담소의 김광희씨 등이 그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이 뿌린 씨앗이 자라 그동안 얼마나 많은 어린이, 청소년, 여성, 남성, 그리고 노인들이 이 땅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혜택을 받았으며 그로인해 가정과 커뮤니티가 또 얼마만큼 굳건하게 자리잡는데 도움을 받았는가. 소수민족으로서 한인사회가 미국속의 한인, 미국속의 한인 커뮤니티로 당당하게 인정받고 살수 있도록 되기까지도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였는가. 이들이 뿌린 씨앗은 갈수록 뿌리가 더 깊고 넓게 퍼져나가 이제는 한인이민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단체에 대한 한인들의 인식도나 관심도도 이제는 많이 증대돼 이들이 연례 기금모금행사를 하게 되면 400-500명씩 참석할 정도로 성대하게 치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떨어진 한 알의 밀알이 이처럼 큰 결실을 보는 것은 그동안 이들 단체들이 하는 일을 뒤에서 소리없이 도와주고 격려하고 힘이 되어준 뜻있는 한인들과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요새 갓 이민온 한인들이 이민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초창기에 이민와서 고생하고 수고한 한인들이 흘린 땀과 노고 덕분이다. 당시 미국에 이민온 한인들은 누구 하나 도움을 주는 안내자가 없었기에 요즘 오는 사람들 보다 몇십배, 몇백배의 노력을 더 해야 하는 고충을 겪었다.
지금은 어느 누가 와도 하고 싶은 것이나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어느 것 하나 어려움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서 맺어진 결실을 뒤에 온 한인들이 아무런 고생없이 누리는 이득이요, 혜택인 것이다. 인류역사에도 한알의 밀알이 되어 죽고 희생하는 인물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진수를 맛보면서 평화롭고 안락하게 살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한인사회에는 여러 종류의 또 다른 밀알들이 곳곳에서 땅에 떨어져 소리없이 자라고 있다. 척박하고 메마른 황무지, 아
무도 돌아보지 않는 이민의 땅에 외롭게 씨앗을 뿌리고 결실을 맺기까지 노고가 컸던 밀알의 주인공들이 요즘들어 유난히 눈에 띠는 것은 격세지감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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