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시간만 나면 풀밭에 벌렁 누워 하늘의 구름과 함께 노는 게 즐거움이었다. 구름을 따라가면 어느새 나는 사라지고, 구름이 되고 온갖 꿈이 되었다. 어떨 땐 구름 너머의 상상의 세계로도 몰입하여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그렇게 구름과 놀던 어느 날, 길 가던 노스님이 문득 나를 부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얘야, 바르게 앉아서 호흡 좀 해 보렴.”
기독교문화에서 자란 나는 스님을 어떻게 부를지 몰랐다. “중님, 나는 호흡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요.” 그러자 빙긋이 웃으시며 “방금 네가 했던 대로 숨을 자연스레 들이쉬고 내쉬는 게야.” 그러나 방금 전에도 생각 없이 했던 호흡을 의식적으로 하려니 아무리 자연스레 호흡하려 해도 더욱 어색해질 뿐이었다. 스님은 웃으시며 “너의 호흡을 간직해라. 보기 드문 호흡이다.” 그러시며 떠나셨고, 나는 그 일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 후에 강산이 두 번 변하고 나서일 즈음, 늘상 하는 호흡을 요가와 함께 배우기 시작했다.
살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만나면서 호흡은 내 마음을 그대로 반응했다.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면 숨이 막히며 놀랐고, 슬픈 일을 당하면 힘 빠진 숨이 되고 기쁜 일을 만나면 숨도 통통 뛴다. 그렇게 감정과 함께 숨도 소용돌이치며 가슴과 목 사이를 다녀갔다. 그러는 사이 어릴 적 풀밭에 누워, 단전 깊숙이 내려가 숨을 들이쉬는 것도 잊어버리며 구름이 되어 고요히 놀고 있었던 숨은 내게서 사라졌다.
우리가 아기로 태어나서 맨처음 하는 복식호흡은 마치 배꼽이 들락거리듯 하는 호흡이다. 그 후 네발로 기어 다니면서는 명문(요추의 2,3번 사이의 혈자리)으로 호흡하면서 우주의 기운을 흡수하며 허리와 장기들을 강화시킨다. 이윽고 앉게 되면서는 발가락을 갖고 놀며 혈자리를 자극하여 대지의 기운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삶을 걸어가면서는 숨이 점점 얕아지며 목까지 올라와, 그 ‘목숨’이 다하면 생명을 마감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인생은 들숨과 함께 태어나서 마지막 날숨으로 모든 걸 비워내고 생명을 마감한다.
대부분의 우리들의 숨은 가슴에서 막혀 호흡이 배꼽아래 단전까지 내려가질 못한다. 하지만 가슴호흡도 잘하면 훌륭한 치유가 된다. 가슴에는 심장과 폐가 두 팔과 양손으로 경락이 연결되어 있다. 물론 심장과 폐의 파트너인 대장과 소장의 경락도 함께. 먼저 온몸에 힘을 빼고 편안히 누워 가슴에서 시작하여 양 팔과 손끝으로 마음껏 숨을 내쉬어 본다. 그리고 들숨을 할 땐 가슴으로 우주의 신선한 공기를 자연스레 채우고, 내쉴 때는 손끝으로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듯 숨을 쉰다.
하루를 살면서 그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다. 신선한 다음날까지 연장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매일 자기 전에 마음의 스트레스를 청소하듯 가슴호흡을 하면 좋다. 우리가 몸을 믿어주고 몸에 맡겨두면 몸이 알아서 치유하기 시작한다. 가슴 호흡을 하는 중에 한숨도 나오고, 가슴이 위로 들리면서 최대한 팽창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좋은 일이다. 그렇게 가슴이 편안해지고 나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평화로워져 호흡이 깊어지며 단전호흡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된다. 그렇게 새날은 늘 새롭게 시작하자. 잠이 깬 아기의 호기심 가득한 눈
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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