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 동북부에 위치한 수단공화국은 총면적 1백88만7천 평방킬로미터로 아프리카와 중동지방에서 가장 큰 나라로 알려져 있다. 수단 동부에는 세계에서 제일 긴 나일 강이 남쪽 백(白)나일 강에서 북향하여 이집트를 지나 지중해로 흘러간다. 이웃 나라로 차드, 리비아, 이집트, 에리트레아와 접하고 있는 북부 수단에는 주로 아랍계 무슬림들이 살고 있으며, 이웃나라로 중앙아프리카, 콩고, 우간다, 케냐, 에티오피아와 접하고 있는 남부수단에는 주로 아프리카 토족이 살고 있다. 북부에 사는 아랍계 무슬림은 수단 전체 인구의 과반수를 차지하여 정권을 장악하고 남부에 사는 소수파 아프리카계 토족을 노예와 같이 천대해 왔다. 그 까닭으로 수단공화국은 독립하기 전 해인 1955년부터 2005년 사이의 50년 동안 다수파 아랍계 북부 무슬림들과 소수파 남부 아프리카 토족들 사이에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 소위 제1차 내전(1955-72)과 제2차 내전(1983-2005)에서 그들은 약 2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행히 제2차 내전 끝 2005년에 북부정부군(수도 하르툼, Khartoum)과 남부인민해방군(수도 주바, Juba) 사이에 휴전이 성립되어 수단정부는 남부지방에 제한적인 자치를 허락했다. 그리고 6년 후인 금년에 남부수단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독립의 가부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1년 1월 9~15일에 남부수단의 유권자 393만 명이 2,600개 투표소에서 국민투표를 했고, 미국에 피난하여 거주하는 9,000명 수단인 중의 다수가 버지니아의 알렉산드리아를 위시하여 8개의 선거구에서 투표에 참여했다. 선거에 입회자로 참관한 미국 전 대통령 카터 일행은 남부수단 국민들의 “분리찬성표가 만장일치에 가깝다”고 증언했다. 2월 7일 월요일 공식발표에 의하면, 국민투표자의 98.8%가 분리 독립에 찬성했다는 것이다(Washington Post 1/12/11, 2/8/11 참조). 이에 따라 남수단국은 금년 7월 9일에 독립을 세계에 선포하고 유엔에 가입하여 193차 회원국이 될 것이다.
미국에 사는 한인교포 우리에게 남수단의 독립은 6,000마일 저쪽 먼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일어난 사소한 뉴스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국토분단의 고통을 겪고 6.25전쟁을 치르며 200만 동포를 잃은 우리에게 남수단의 독립은 단순히 남의 일로만 보이지 않는다. 휴전이 선포되고 60년이 지난 오늘도 우리는 2천5백만 북한동포가 무자비한 독재자의 발부리에 쓰러지는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다. 북한에 사는 일은 죽기만도 못하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으며 우리는 그저 아연할 뿐이다. 그런 입장에서 우리는 남수단국민이 쟁취한 자유와 독립을 선망한다. 우리는 남수단의 독립을 계기로 같은 처지에 놓인 이웃 다버(Darfur)에도 자유의 길이 열리고 멀리 우리 북한에도 자유해방의 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독립된 남수단국은 미국의 텍사스 주에 버금가는 국토에 인구 1천300만을 수용할 것이며, 그 중에는 3백만 인구의 딩카(Dinka)족과 200여 소수족의 아프리카 본토인이 속하리라고 한다. 그들은 각기 자기 족속의 언어를 사용하며 토착종교를 믿는데 그 중 10%가 기독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새 나라는 북부수단공화국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문맹자를 퇴치하여 나라의 자원을 개발하며 국권을 확립하는 등의 중요한 과업을 가지고 있다. 이 과업에 동참하기 위하여 피난 중 외국에서 교육받은 젊은 세대가 고국에 돌아가 조국건설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 살던 젊은이들의 일부는 이미 남수단의 고향으로 돌아가 독립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두운 아프리카에 새로운 희망의 빛으로 독립하는 남수단국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김윤국
은퇴목사
훼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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