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 전 한국 기아대책 기구의 정정섭 회장과 영동 세브란스 병원의 이비인후과 과장인 최홍식 박사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 기아대책기구의 후원으로 평양 낙랑지구에 ‘인인 섬김 병원’을 짓고 있었는데 그 진척 상황을 보기 위함이었다.
중국 심양에서 북한행 고려항공에 탑승했는데, 우선 비행기가 얼마나 낙후되었는지 음료나 음식을 먹을 때 펴는 좌석 앞 트레이(Tray)가, 옛날 우리가 쓰던 양은 그릇을 두드려 편듯하였다. 북한 여객기가 너무 노쇠하여 추락위험이 큰 고로 이젠 중국 이외에 유럽이나 러시아에서 북한 여객기의 착륙을 거부할 지경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에게 읽으라고 주어진 ‘노동신문’는 단 4페이지였는데, 그것도 김정일의 동정을 알리는 것과 공산당의 선전 및 주체사상에 대한 해설 등이 대부분이었다.
답답한 마음으로 얼마를 지나자, 옆에 계시던 정 회장께서 창밖을 보라고 하면서 이제 여기부터가 북한땅이라고 하셨다. 아니, 어떻게 여기부터 북한땅인지 아시느냐고 물으니. 북한에 들어서면 우선 산천조차 피폐되어 자연 환경만 보아도 중국과 구별이 된다는 것이었다.
방문 이틀째 되는 날 우리는 병원공사를 맡아 시공 중에 있는 ‘정원’이란 한국 건설 회사 사무실을 방문하여 건축 현장을 답사하고 건축 진전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그 사무실에 막 들어섰을 때 내 눈길을 끈 것은 “포기란 배추를 셀 때만 쓰는 말입니다” 하는 액자였다. 왜 저런 글귀를 벽에 붙여 놨을까? 하고 의아하던 나는 그들의 현지 체류생활과, 감옥과도 같이 폐쇄된 사회 속에서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을 들은 후, 얼마나 그들이 그 공사를 포기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한국으로 가고 싶었다면 저런 글귀를 붙여 놓았을까 하는 깨달음이 왔었다.
대나무가 곧게 자랄 수 있는 것은, 대나무의 중간 중간에 위치한 매듭 때문이다. 매듭이라는 고통 없이 그저 부드럽게 자라난다면 대나무는 곧게 자라지 못하고 쓰러지고 꺾일 수밖에 없다.
인간의 삶 속에서 성공한 인생은 그저 무난히 편하게 살아온 인생이 아니고,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산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부모 밑에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어도 짧지 않은 한 평생을 살아가노라면 부부문제, 경제문제, 건강문제, 자녀문제 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 세상만사다.
하지만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포기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그 어려움을 이겨 나갈 때, 그 사람은 더욱 굳세어진 인격으로 세파를 헤쳐 나가게 될 것이다.
인간의 참 모습은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역경을 당했을 때 끝까지 잘 싸우는 사람은, 그 투지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의 실패란 포기를 뜻하기 때문이다.
미국 여론조사에서 존경하는 사람의 1위는 항상 링컨 대통령이다. 그가 존경을 받는 것은 그가 단지 미국의 노예해방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가 독학으로 변호사가 되고 대통령까지 되었기 때문만도 아니다. 그는 그의 삶 속에서 수 없는 실패와 패배를 맛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그는 오뚝이와 같이 다시 일어서서 재도전을 하곤 했다.
그의 험난한 인생 역정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1831년에는 사업 실패로 파산도 했으며, 1832년에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패배했고, 1833년에 다시 사업을 하다 망했으며 1834년에 드디어 하원의원에 당선된다. 아내는 젊어서 죽고(1835), 링컨은 우울증으로 병원 신세도 졌다(1836). 두 번째 하원의원 도전에 실패하고(1844), 1846년에는 재선되고 1848년에 다시 낙선 했다가, 1855년에는 상원의원에 당선된다. 1856년에 부통령에 출마했다 낙선하였으나 1860년에는 드디어 대통령에 당선된다.
2월은 링컨 대통령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정직한 에이브(Honest Abe)란 별명으로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영원히 미국인들의 가슴에 존경받는 인물로 흠모의 대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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