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태권도장 방과후 프로그램 허용 법안(HB 1905)’ 통과라는 큰일을 해낸 조병곤 관장(Cho’s Black Belt Academy)은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정말 축하할 일입니다. 처음 로비를 시작할 때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회의적인 반응들이었지만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고 나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타주에도 유사한 법이 통과되도록 전국 캠페인을 벌일 계획입니다. 방과후 프로그램은 태권도장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이 법안은 22일 주 상원 본회의에서 40명 만장일치로 통과<본보 23일 A2면 보도>돼 밥 맥도넬 주지사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팀 휴고 주하원의원(공화)이 발의하고 마크 김 주하원의원(민주)이 서명하는 등 초당적인 지지를 얻었으며 주지사가 서명하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 아동의 연령을 6세에서 5세로 낮추고 참여 시간도 일주일에 20시간에서 25시간으로 늘리는 등 조건이 보다 완화돼 데이케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고 태권도인들은 보고 있다.
조 관장이 2년 전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로비에 뛰어든 것은 본인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을 포함 많은 도장들이 데이케어에나 적용될 수 있는 규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다. 큰 도장들은 스스로 변호사를 사서 싸우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문을 닫게 되는 최악의 상황도 맞았다. 작은 도장들은 데이케어 규정이 요구하는 시설이나 스탭을 마련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태권도인들과 자녀를 도장에 보내는 학부모들이 힘을 모아야할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집단 소송을 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생각대로 잘 안됐다. 그러다 작년 11월부터 팀 휴고 주하원의원(공화)을 접촉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는 태권도인의 고충을 잘 이해했고 새로운 법안의 발의자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크 김 주하원의원(민주) 등 법안의 성격을 올바로 판단한 민주당계 정치인들도 사심 없이 동의했다.
조 관장이 지역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를 성공적으로 이끈 원인 가운데는 무술인이면서도 오랜 기간 정치인들과 가까웠던 독특한 경력도 포함된다. 8년 전 버지니아로 이주하기 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 거주할 때부터 따지면 공화당에서 활동한 이력은 38년이나 된다. 그런 경험들이 정치인을 설득하고 친구로 만드는 노하우를 그에게 준 셈이다.
조 관장은 “이번 법안으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태권도장을 포함 모든 무술인들이 운영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관장하는 부서가 따로 설치되도록 힘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향후 다른 경쟁 비즈니스 생길 수 있는 갈등의 씨앗을 아예 없애겠다는 계산이다.
미국 프로 풋볼팀 그린베이 패커스에서 훈련 코치의 한 명으로 일했던 그는 32회 수퍼보울 당시 역대 최소 부상자 발생이라는 기록을 내는데 기여한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1968년 이민 와 자녀들도 잘 자라줬고 미국사회로부터 얻은 것도 많습니다. 받은 것들을 환원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감사의 조건들을 커뮤니티에 돌려주는 방법 중 하나가 이번 법안이 다른 주에서도 통과되도록 캠페인을 확산하는 것이라고 조 관장은 판단하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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