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빈센트 그레이 시장이 지난주말 타결된 2011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에 항의하는 가두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레이 시장은 지난 11일 오후 일부 시의회 의원, 지지자 등과 함께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불법시위를 통해 통행을 방해한 혐의로 크웸 브라운 시의회 의장 등과 함께 의회 경찰에 체포됐다.
딸인 조니스 그레이 터커 변호사가 50달러를 담보금으로 지불하면서 그레이 시장은 하루만인 12일 오전 풀려났으나 경범죄 혐의로 재판정에 출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이 이날 전했다.
그는 백악관과 민주.공화 양당이 최근 예산안 협상에서 워싱턴D.C. 지방정부가 저소득 여성들에 대해 지급해온 낙태 지원금을 폐지하는 데 합의한 것 등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의 그레이 시장 등은 시위에서 "우리는 수도 워싱턴D.C.가 정치게임의 노리개가 되는 데 지쳤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 돈을 우리가 쓸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별자치구인 워싱턴D.C는 자체 지방정부를 갖고 있으나 예산은 연방의회가 처리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예산을 둘러싼 기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레이 시장은 체포 하루만에 풀려나긴 했으나 자신이 최근 지명한 어빈 네이선 지방 검찰총장 직무대행에 의해 기소당할 수도 있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의회 경찰이 그레이 시장에게 플라스틱 수갑을 채우고 소지품을 압수하는 사진을 1면에 실었다.
미국에서는 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등 지도층 인사들이 불법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체포당하는 것이 이상한 풍경이 아니다.
지난 2009년에는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5명이 워싱턴D.C의 수단대사관 앞에서 수단 정부의 국제구호단체 추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저지선을 넘으면서 경찰에 체포돼 구금당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한 공권력 행사는 폭넓게 인정받는 분위기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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