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는 마늘밭에 숨겨둔 돈 100여억원이 발견돼 화제가 됐다. 이 돈은 불법도박 수익금으로 밝혀졌다. 불법자금이니 숨길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처남과 매부 간의 탐욕이 작용해 엄청난 액수의 돈이 마늘밭 속 깊숙이 묻히게 됐던 것이다.
배부르게 먹으면 속도 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배가 너무 부르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그래서 배고파도 발 뻗고 편하게 잠자는 것이 삶의 지혜라 하겠다. 물욕에 눈이 어두워진다면, 잠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이다. 지혜는 인생 경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연로한 직장 동료는 “잘 먹을래? 잘 잘래?”(Eat well? Sleep well?)라는 질문을 때때로 한다. 잘못된 것을 알고 나면 감춰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정직은 최선의 정책’이라는 속담도 나온 것 같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다음날 코스코(Costco)로 반품하러 갔었다. 싫증날 정도로 긴 줄 속에 기다려야 했다. 차례가 되어서 구입금액을 반환받아 몇 발자국 가다 세어보니 새 지폐들 속에 20달러 지폐가 한 장 더 있었다. 되돌아가서 20달러가 더 왔다고 했더니, 얼간이 쳐다보듯 빤히 보며 “내가 20달러를 더 줬다고?”하며 되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바쁜데 귀찮게 군다는 눈빛을 하며 수퍼바이저를 불러서 함께 현금 출납기에 기록된 금액을 찍어보곤, 그 속의 현금을 세기 시작한다. 뒤에서 화난 얼굴을 한 사람들만 보였다. 결국 20달러가 부족했다. 고맙다는 말을 한다. 신앙보다는 계산이 안 맞아 떨어져 괴로운 엔지니어의 본능인 것 같다. 100만달러짜리 수표가 한 장 더 왔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올해의 세금보고는 오늘이 마감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죽음과 세금은 피할 길이 없다”고 했다. 세무 당국에서 오는 통지서는 환불수표가 아니면, 마치 저승사자의 통지서 같이 보인다. 세금보고는 모든 보조서류를 갖춰서 성실하게 보고하면 된다.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일은 인터넷 등을 통해 타주에서 물품을 구입한 일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조세 형평국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인하여, 타주에서 인터넷 등을 통해 구입한 물품에 대한 소비세(Use Tax, 1935년부터 존재) 징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 세무보고 양식에도 보고하게 되어 있는 타주에서 구입한 물건에 대해 이 소비세를 지불하는 것이 좋든 싫든 시민으로서의 의무이다.
아마존 등 대형 인터넷 판매업체에 캘리포니아로 보낸 물품에 대해 구입자의 주
소와 금액을 밝혀줄 것을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번 누락시킨 것이 확인되면, 세무감사가 몇 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납세에 관한 책임은 개개인의 의무이지 세무보고를 한 회계사의 의무가 아니다. 내야 할 세금 다 내고 조금 못 먹어도 발 뻗고 자는 것이 몇 푼의 세금을 속여 잘 먹는 것보다 속편한 일이 아닐까.
폻손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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