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노인회의 한 회원이 TV를 보며 쓸쓸함을 달래고 있다.
교통편 없어 이동에 제한
말 상대 없어 외로움 ‘고통’
노인센터 건립 절실해져
한인 노인들이 쓸쓸히 생을 마감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 문명의 발달로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점차 우리 주변에 65세 이상의 연령을 가진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고령화 현상은 비단 한인 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지만 이민자라는 특수한 신분 상황과 한인 경제 규모가 LA나 다른 도시에 비해 작다는 이유 등으로 샌디에고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노인들의 복지는 상대적으로 더 열악하기만 하다
이에 본보에서는 샌디에고 거주 한인 노인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언어 소통의 어려움’과 ‘교통 문제’, 그리고 ‘외로움’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샌디에고 한미 노인회 송민섭 회장은 “현재 노인회에 가입한 회원 수는 350명으로 이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언어 미숙으로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과 교통편이 없어 병원이나 다른 곳을 원하는 시간대에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노인회 측에 따르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교통편이 없어 극히 제한되어 있다. 그나마 최근 무료 셔틀버스가 생겨서 프로그램 참여 회원 수가 늘어났다.
그러나 노인회에 가입한 회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노인회 회원들은 적어도 노인회까지 올 수 있는 차량이 있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누군가에 의해 교통편의가 제공된다. 또한 일단 회원에 가입되면 이런 저런 모양으로 친구들을 사귀면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자식들의 권유나 기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미국인 운영 재활원이나 양로원에 계신 노인들, 혹은 노인 아파트에서 홀로 살고 계신 분들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아예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양로원이나 재활원 같은 경우 이곳에서 일하는 간호사나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입에 맞는 음식을 먹지 못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뇌졸중으로 인한 수술 후 재활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는 한석희(76) 노인은 “하루 종일 한 마디도 안할 때가 종종 있다”면서 “TV를 보아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흘러 나와 영상만 물끄러미 보다 잠자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없어서 그저 주변 사람들만 보다 눈을 마주치면 그냥 웃기만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인회 역대 회장단들이 ‘노인복지센터’ 건립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미노인회 송 회장은 “현재 한인노인들을 위한 복지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7만달러의 기금이 조성되어 있다”면서 “노인들을 위한 센터 건립을 위해서는 더 많은 기금이 필요하다”며 범커뮤니티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한 최 삼 인권연 상임고문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센터 건립을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앞으로 이 문제를 인권연 차원으로 지원할 뜻을 비쳤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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