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볼 때마다 한마디의 말로 정의를 내려 보고 싶다. 자연은 질서다. 사실 자연이라는 말이 성경적인 말은 아니다. 자연(自然)이라는 말이 “스스로 그렇게 된 것”이라는 뜻이 있다. 그 어찌 온 세상 만물이 자기 스스로 될 수 있겠는가? 그 어느 하나도 창조주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설령 나무에 매달려 있던 가을 나뭇잎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는 원칙은 ‘의로움’이다. 의는 진리요, 사랑이요, 거룩함, 그리고 영원함이다. 사실 사람은 본질적으로 의가 없다. 그러기에 의가 모자라기에 하나님으로부터 그 의를 원조 받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훨씬 약했던 의가 강해지고, 모자랐던 의가 채워지는 것이다.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구원이다. 그래서 구원을 칭의(稱義)라고 하는 것이다.
칭의를 받은 사람은 의롭게 살아야 한다. 휘어진 것을 바르게, 어두운 것을 밝게, 슬픈 것을 기쁘게 만드는 사명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광야에 외치는 세례 요한처럼 대중을 향하여 의로운 길이 무엇인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할 것이고, 정한 세 외는 늑징(勒徵)치 말고, 사람에게 강포하지 말며 무소하지 말고, 받는 요를 족한 줄로 알라 하니라(누가복음3;12-14).
이렇게 말하고 사는 세례 요한이야 얼마나 힘이 들었겠는가? 그래서 그는 광야에서 홀로 메뚜기와 석청을 먹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낙타 옷을 입고 살아야만 했던 것이다.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살았던 것이다. 그 책임은 자기관리였다. 세례 요한도 사람인데 어찌 옷에 대하여, 돈에 대하여, 명예에 대하여 관심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세상에 공의를 세우기 위해 그만큼 고독한 광야에서 자신을 하나님께 드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분은 예수님이셨다. 그는 의의 왕으로 오셨고 그의 삶은 의로움 그 자체이셨기 때문이다. 그가 의로우셨기에 의롭지 못한 죄인을 위해 십자가를 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일을 위해 예수님은 어떤 누구, 어떤 사람에게도 자신을 의탁하지 않으셨다. 사람으로부터도 어떤 위로나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분만이 감당하셔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의로운 자의 고난의 길이었다.
신앙인들이 가는 길은 고독하고, 외로운 길이다. 때로는 자신의 양심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할 때, 사랑을 받지 못할 때, 교회 안에서 은혜와 덕을 말할 때 외면을 당한다. 그래도 그 의가 하나님의 의라면 분명한 가치가 있다. 언젠가는 그 의가 흑암 중에 빛을 발하고, 정오의 햇빛처럼 분명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대저 의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의 길은 망하리로다(시편1:6).”
성경에 동방의 의인이었던 욥이 나온다. 어떻게 살았기에 동방의 의인이라고 했겠는가? 하지만 갑자기 다가 온 시련은 그의 의를 의심나게 만들었다.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본 이웃 사람들은 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가 당하는 고통은 그가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하물며 그의 아내까지 그랬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오는 공기의 기운마저 어떤 원망과 불평의 냄새를 피우지 않았다.
결국 그는 기나긴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오게 되었다. 그것으로 그의 인격과 의로움, 신앙이 입증을 받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했고, 이롭게 했다. 무지하고, 무감각하고, 무성의하고, 무의미하게 살고, 사랑 없던 사람들에게 의로움이 무엇인지 알게 하였다. 자신의 집도 이전보다 더 큰 복을 받게 되었다. 그의 의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이롭게 하였다. 예수님의 죽으심이 많은 사람을 구원했던 것처럼 말이다.
의로운 사람은 외로운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그 외로움을 지나 많은 사람에게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그것이 설령 죽음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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