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그 나라의 문화수준은 언어가 바로미터”라고 했다.
또 독일 베를린 시청에 가면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는 글귀가 쓰여 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나 글귀를 듣고 보면서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언어문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가 최근 학생언어사용 실태관련 교원설문조사를 실시한
바에 의하면 교원의 66.1%는 “학생들 대화의 반 이상 또는 대화 내용이 조사를 빼고는 욕설과 비속어”라는데 동의한다. 한국교육개발원도 이 조사결과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 해 10월 한 달 간 서울, 전남, 충남 초중고생 1,26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욕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학생은 5.4%에 불과하며 매일 한 번 이상 욕설을 한다는 응답은 73.4%에 달했다.
청소년들의 대화 속에 일상화된 욕설은 또래들끼리의 동질감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친근감과 유대 강화 등의 기능을 갖는다. 욕설문화의 정체는 동질감의 확인인 셈이다.
그렇다 해도 어떠한 형태이든 욕설은 모욕적인 언어일 뿐이다. 청소년들의 욕설문화는 그 자체가 문제이기도 하지만 청소년들이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반항과 ‘반말지거리’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보다 강도가 세지면 ‘막말’이 되고 강도가 그 도를 넘으면 막된 행동과 함께 폭언이 뒤 따르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문화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험 말고는 거의 없다. 미국의 한인사회도 다르지 않다. 늘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경쟁에 시달리는 이들에게는 스트레스만 쌓여 갈 뿐이다.
청소년들은 이처럼 숨 막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기성세대에 반항하며 대개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반사회적 행동이나 문제행동 등을 함으로써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한다.
어른들은 이를 간단하게 문제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런 행동을 하는 청소년에게 ‘문제아’라는 낙인을 찍는다. 이렇게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청소년들에게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낙인을 찍어 대면서 엉거주춤하는 사이에도 세상은 날이 갈수록 반말과 막말 그리고 욕설과 폭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부모와 사회가 나서서 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오염된 언어문화를 시급하게 정화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라는 성현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을 곰곰이 되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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