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640 KFI에서 주중 오전 5시부터 9시까지 모닝쇼를 하는 진행자이자 토요일 오전 법률 상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 빌 헨델이 한국인 비하 발언을 했다하여 한인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방송국에 항의하고 한미 변협에서는 가주 변호사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
그의 프로그램을 출근길에 10여년째 청취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헨델의 발언이 그리 놀라운 일도, 한인들이 흥분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의 프로그램을 즐겨 듣는 나의 아내 의견도 같다.
우선 그의 평일 오전 쇼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뉴스 엔터테인먼트 쇼의 성격이 강하다. 쇼 내내 그날의 뉴스거리에 농담을 더해 동료 진행자들과 주고받는 형식인데 그의 농담의 가장 큰 부분은 자신과 자기 부인에 관한 농담이다. 과체중(실제로 그는 위장 일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감량에 성공했다), 자신의 벗겨진 머리, 아내(마저리 헨델)의 체중, 몸매, 성격, 돈과 유태인(그는 브라질 출신 유태계)에 대해서 듣기 민망할 정도의 농담을 서슴없이 꺼낸다.
그 다음으로 정치인, 연예인, 종교인, 동성연애자. 무슬림, 크리스천, 아랍, 히스패닉, 동양인, 프랑스인, 영국인에 외계인까지 인종, 종교, 성별 제한영역 없이 스테레오타입을 빗댄 농담을 하고, 프로그램은 “오늘 우리의 농담으로 마음이 상한 이들에게 사과한다”는 또 다른 농담으로 끝마무리가 된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이란, 북한 관련 뉴스가 나오면 해결책은 원자폭탄을 투하, 지구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것뿐이라는 심한말도 한다.
문제가 된 토요일 오전 법률상담 프로그램도 자신의 법적 조언 자체가 별 볼일 없는 어드바이스이므로 능력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라는 서두로 시작된다. 이 프로그램도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이 짙다. 그는 한인 건물주에게 개고기를 갖다 주고 합의를 보라는 말을 해 한인들을 자극한 것으로 아는데 그가 평소에 뱉어내는 인종 비하 발언, 특히 자기 민족인 유태인들에 관한 발언들에 비하면 상당히 절제된 농담으로 보여 진다. 물론 품격 높은 발언은 아니었으나 그가 어떤 악의나 불순한 동기를 갖고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일에 반응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며 알고 나면 별 큰일이 아니 것에 너무 신경과민적으로 대응하는 성향을 느끼게 된다. 물론 나도 그런 성향을 가진 한인중의 한명이다. 하지만 차분하게 앞뒤를 신중히 따져보고 정 대응이 필요한 성질의 것이라면 최대한 조용하게 실속을 차릴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도모해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주 변호사 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해 빌 헨델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하자. 변호사일이 주업이 아니고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과 대리모 사업을 하고 있는 그의 약만 올리는 것이 한인사회에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까.
한인들은 어떤 사안이 터지면 조급하게 흥분부터 하는 일이 많다. 이번 일도 소리 높여 항의해 사과를 받아낸들 조크조차 용납 못하는 속 좁은 민족이라는 부정적 광고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평소의 빌 헨델을 조금만 안다면 그리 흥분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리어 문제를 키워 한인은 신경과민 민족이라고 뉴스거리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웨슬리 조/ 보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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