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김정은 개혁^개방 예고 실용노선 취할 듯/이 당분간 집단지도체제 도발가능성은 낮아
지난 연말 북한 김정일 국방 위원장 사망이라는 메가톤급 뉴스가 터져 나오면서 2012년 새해에 한반도 정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해를 맞으며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정치학자들이자 북한 문제 전문가들로 꼽히는 이채진 클레어몬트 맥키나대 석좌교수와 곽태환 통일전략연구협의회 회장의 김정일 사후2012년 북한과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를 둘러싼 전망을 대담식으로 정리했다.
<김형재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가 세계 이목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선 김 위원장이 없는 북한을 어떻게 보는가.
▲이채진 교수: 김정일이 없는 북한의 움직임은 전 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김정일 사망자체가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에 남북관계, 동북아 국제정세, 북미관계가 ‘위기이자 기회’다. 양날의 칼처럼 북한은 물론 한국,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정일 사망은 남북관계는 물론 국제 정치적으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북한의 군사, 정치 체제가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곽태환 회장: 북한 주민에게 김정일 사망은 파장이 상당히 클 것이다. 북한 내부의 권력 재편성, 남북·북미관계, 핵문제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데 당장 북한이 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정일 사망은 한반도의 봄을 가져다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12월22일 로동신문은 1면에 김정은 체제 출범을 선언 했다. 북한 정보가 결여된 상황에서 일어난 사실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김 위원장 장례식이 차분하게 치러지는 등 북한의 안정된 모습에 의외라는 반응도 많다.
▲곽: 북한의 차기 지도부는 단결된 자세로 외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시대는 개혁과 개방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은을 전면에 내세운 북한 지도부는 권력 재편성을 통해 후계구도를 이어갈 것이다. 장성택의 군부 장악 능력에 따라 앞으로 북한 지도부의 본 모습이 나타날 듯싶다.
▲이: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정권 계승문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단 북한은 영결식을 잘 치렀다. 앞으로 내년 2월 김정일 탄생 70주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 행사 등 북한 입장에서 대단히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다. 이런 점을 볼 때 당분간 김정은을 중심으로 집단 지도체제 또는 집단 협력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북한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권력다툼을 예견하는 이들이 있다. 전망은.
▲이: 북한 차기 지도부 구성 중‘군부’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가 노동당, 셋째는 김정일 가족관계다. 3가지 요인이 차기 지도부 구성을 결정할 것이다. 현재는 절대 권력자였던 김정일의 사후 영향력으로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곽: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실질적인 지도자 부상 여부를 놓고 권력투쟁에 관한 시나리오가 난무한 상황이다. 현재 김정은은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정황을 놓고 볼 때 권력 누수현상은 일어날 수 있다. 김정은을 후원하는 장성택이 상당한 권력을 행사, 섭정도 나타날 수 있다. 권력투쟁에 따른 혼란을 피하기 위해 북한 지도부도 상황을 잘 정리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의 3대 권력세습은 어느정도 진행됐다고 보는가. 또한 한국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곽: 북한체제 특성상 김정은 시대는 당사자 말고는 누구도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다. 북한 지도부가 김정은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혹시 모를 군부의 도발 위험성은 낮다. 장성택과 군부의 의지에 따라 권력세습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유연성은 긍정적이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급서로 인한 북한 불안정과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대북 화해·협력을 희망하는 자세를 취했다. 영결식 기간 조문관련 전향적 조치는 잘 했다. 한국사회가 대북화해 시그널을 보내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위기관리에 나서야 한다.
▲이: 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북한은 김정은 후계체제를 위한 정지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확고히 뿌리 내지리 못한 상황이다. 군, 당, 김씨 가문 등 역학관계가 복잡하다. 다만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의 유훈보다 새로운 정책으로 자신의 권력 입지를 다져나야가 하는 현실적 과제에 직면했다. 남북관계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우리는 김정은, 장성택의 태도에 주목해야 한다.
-2012년 남북관계를 전망하기 참힘든데.
▲이: 북한이 국내 위기관리 차원에서 대외적으로 무모한 돌발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 차기 지도부 구성, 권력재편 필요성을 볼 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소규모의 도발 가능성은 열어 놓을 수 있지만 역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김정일의 사망은 남북관계, 북미관계, 국제 정치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곽: 중요한 것은 김정은 시대는 개혁과 개방을 예고한다는 점이다. 김정은 후견자 장성택과 주변인은 온건파다. 그들이 경제적 개방과 개혁을 지지하는 실용노선을 밟을 것 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젊고 개방적인 사고력도 기대된다. 주변국에서 이들 온건파의 경제정책, 핵정책, 평화 통일정책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주위 환경이 냉전이면 북한의 온건파가 설땅은 좁아진다.
-핵문제, 6자회담 등 외교적 사안을 놓고 북한이 남북·북미 관계 개선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은 있나.
▲곽: 6자회담 재개는 이미 시나리오가 세워졌다. 미국은 연 24만톤 영양지원에 합의했고 북한은 농축우라늄 프로그램(UEP) 가동 중단을 구두로 약속했다. 곧 제3차 북미 대화가 개최되고 6자회담은 상반기안에 재개될 것으로 본다. 6자회담 재개는 2005년 9.19공동선언에 기초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후 진전에 따라 한반도 평화조약 까지 논의가 가능하다.
▲이: 북한의 변화 가능성은 김정은을 후원할 고모부 장성택이 쥐고있다. 장성택은 조카를 도와 중국의 등소평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북측이 변화를 보이려 할 때 한국도 남북관계 기선을 잡을 수 있는 대승적 전략이 필요하다. 김정일 사망은 한반도 화해분위기 조성이란 기회를 줄 수 있다. 포스트 김정일 북한과의 관계를 위기로 이끌지, 기회로 이끌지는 한국과 미국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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