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공감의 마음으로 작은 것부터 큰 마음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이끌어내어 다독여 주는 일이다. 따뜻한 목소리로 두런두런 밤이 새도록 이야기하는 즐거움은 눈꺼풀에 무겁게 매달린 졸음조차 도망가게 한다. 마음 구석구석 박혀 있는 그리움을 달래주기도 하고, 사라진 옛날로 돌아가게 하여 고단한 삶 속에 예쁜 꽃을 피운다.
성탄절, 근하신년 등 온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들떠 있을 때 나는 외로움에 더욱 민감해진다. 캐나다에서 나를 찾아준 동생과 함께 2주를 보내면서 우리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아이가 되기도 하고 지금의 나이로 돌아 나오기도 하며 빤짝빤짝 빛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온 나와 동생은 생김새부터 마음의 모양도 각각 다른 모습이다. 내 동생은 말투와 표정이 참 잘 어울리는 여자다. 늘 밝고 솔직한 이야기로 누구에게나 좋은 점수를 딴다.
나는 좀 덜렁대는 마음에다 조금 고집스러운 말투인데도 얼마나 진지하게 들어주는지 마음이 다 후련해지기까지 했고, 남의 말을 잘 경청하는 일이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참 오래 살수록 느끼는 건데, 우리는 신이 특별한 은총으로 좋은 부모를 선택해주신 것 같아.” 돌아가신 부모님께 새삼스럽게 감사하는 마음이 넘쳐흘렀다.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보물처럼 묻혀 있는 사랑의 마음을 캐내기도 하고 장마처럼 축축한 마음도 어느새 활짝 개기도 한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낯선 시간 속에서도 서로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의 한 자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인생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아름다운 선물로 와준 동생은 따듯한 마음을 남겨두고 떠남의 시간을 타고 돌아갔다.
송용자 /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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