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육식을 처음부터 꺼린 것은 아니었다. 평소 나는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에 마른 몸을 가진데다가 5년 전부터는 즐기던 육식이 이상할 만큼 꺼려지고 냄새조차 거슬려서 무의식적으로 채식을 선호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런 나를 두고 주위로부터 하는 ‘학을 타려고 하느냐?’ ‘언제 하산할 거냐?’는 등의 비아냥 섞인 지청구를 좋든 싫든 들어야 했다.
하지만 가족의 건강을 책임진 가정주부가 내 입맛에 맞는 음식으로만 식사 준비를 할 수는 없는 게 아닌가. 달달한 소스에 갈비를 재기도 하고 노릇하게 삼겹살을 구워 파 무침과 곁들어 내기도 하지만 그 때마다 준비하느라 냄새를 맡아 버려서인지 막상 식탁에 올라온 근사한 음식은 꼴도 보기 싫어지는 것이었다.
요새는 채식을 함으로 해서 얻어지는 여러 가지 이점을 일일이 대지 않더라도 과다한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되어서 그나마 까다로운 음식 취향을 인정해 주는 분위기이다.
게다가 여러 단체들에서 발표한 통계들이 더욱 채식주의자의 수를 늘리고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매해 600억마리의 동물이 식용 육류와 유제품을 위해 희생되고 있으며 전체 생산량 38%의 곡류가 그 동물의 사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꽃으로부터 꿀을 얻되 꽃을 상하지 않는 꿀벌처럼 행동하라는 고타마 싯다르타의 말을 굳이 빌지 않더라도 하루 한 끼 채식을 함으로써 내 몸과 지구의 환경에 도움이 된다면 해 볼 만하지 않나 싶다.
천경주 / 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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