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라는 단어는 손주가 있다는 뜻이고, 손주가 있다는 것은 핀잔 들을 준비까지 하고 자랑을 한다는 뜻 같다. 그래서 할머니들이 하는 손주 자랑을 들어주기가 힘들어 전에는 돈을 내고 하게 하던 것이 이젠 아예 돈을 걷어 주며 입을 막는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 할머니가 된 지 9년이 지났다. 이젠 사진도 들고 다니지 않고 자랑도 별로 하지 않지만 손주들 얼굴만 떠올려도 푹푹 기쁨의 눈금이 치솟는다. 이젠 아이들이라면 모두 다 이쁘기 그지없으니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얼굴이 알려진 방송인이나 연예인들이 붕어빵처럼 닮은 아이를 데리고 출연한다. 부모가 모르고 있던 아이들의 속마음도 살짝 살짝 들추어 알게 하고 예쁜 동요들도 배워 부르며 속담도 재미있게 생활로 연결시켜 준다.
아이들 눈에 비친 부모의 모습들이 연예인이 아닌 바로 옆집 애기엄마 아빠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술술 풀리는 실타래처럼 편안하게 풀어내는 아이들의 이야기와 행동이 정답고 귀엽다.
천진스럽게 늘어놓는 소소한 이야기로 가족의 끈이 더 단단해지고 우리에겐 가까운 이웃이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때론 부모가 자녀에게 부끄러워 사과와 변명을 해야 될 때도 있는가 하면 아이들의 잘못된 버릇이나 고집을 고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준다.
점점 핵가족으로 나뉘어 살아 가다보니 가족의 개념이 변해간다는 보고를 들은 적이 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가족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어린 세대들. 엄마, 아빠 그리고 나만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들이 어른이 되면 부부만을 가족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자식은 낳아 뭐하냐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젊은이들이 이미 많으니 말이다.
할아버지도 가사 도우미 아주머니도 삼촌이나 친구들까지 모두 가족이라고 알려주는 이런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생각을 넓혀 줄 것이라 믿는다. 온 세상 어린이가 하하하하 웃으면 그땐 좁고 이기적인 우리의 잘못된 생각들이 뻥 뻥 소리를 내며 막 터져 버릴 테니까.
김정옥 /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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