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나와 거의 동년배인 안과 의사가 있다. 시대에 따라 인기 전공분야가 있어 옛날 한국에선 산부인과 등이 그 예였지만 지금은 출산율이 세계에서 제일 낮아 기피 전공분야가 되버렸다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아프리카 미국인 의료계에선 아직까지도 산부인과 선호도가 높지만 안과 의사인 A가 전공을 선택할 때(1970년대 초)에도 산부인과가 그야말로 선호도 1위였다. 산부인과 수련을 막 시작한 A는 교회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을 때 흑인사회의 환자 수에 비해 안과 의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당시 비인기 전공과목인 안과로 진로를 바꿔 지금에 이르렀다.
한국에선 흉부외과나 신경외과 등 어렵지만 꼭 필요한 전공 분야가 외면을 받고 있다고 한다. 당국자들이 노력하고 있겠지만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더불어 좀 더 과감한 특별정책 실시가 필요하다. 의사가 되려는 젊은 의학도들도 공부벌레로 머물거나 세태에 편승하지 말고 본연의 사명감을 더욱 유지하시기를 바란다.
20세기 지성 중 한 명으로 늘 거명되는 체 게바라는 못 되어도 마음만 먹으면 어느 누구도 안과의 닥터 A는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본다. 진정한 의학도라면 물질적인 돈과 인기 등 너무 세태에 영합하는 태도는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체 게바라는 1928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의사가 되었으나 과테말라에서 외국 군부 쿠데타로 부당하게 정부가 전복되는 것을 목격하고 그 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혁명군에 합류했다. 이 분은 의사에서 그야말로 전공분야를 360도 바꿔 사회개혁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자 했던 시대의 지성이다.
양심과 소신, 인격을 갖춘 훌륭한 의사들이 많이 배출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문성길 /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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