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머물다 돌아오면 으레 친구들이 국내사정을 물어온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최근 들어 매우 자조적이고 냉소적이다. “이게 무슨 나라야…” “싹 갈아엎어야 되는 거 아냐…” “이런 식으로 괜찮겠어?” 등 포괄적 탄식과 원망 섞인 질문이 부쩍 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첫째, 정부가 권위를 완전히 상실했다. 도덕적으로 너무 타락했다. 권력이 끝 모르는 부정부패, 정실인사, 행정무능의 표본이 돼 있으니 국민들의 신의가 실종되고 기강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법이 힘을 잃으니 방종이 판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둘째, 나라가 보수, 진보라는 올무에 걸려 정치가 실종되고 말았다. 저마다 보수와 진보의 족쇄를 스스로 차고 앉아 어깨에 힘주고 있지만 이건 싸움이지 정치가 아니다. 지금 세계 어디에 이런 보수 진보가 있나. 지금 우리나라엔 이성을 잃은 실성한 보수 진보의 이전투구만 있을 뿐 정치가 없다.
정치가 없다는 건 국민의 꿈,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다. 보수 정권의 참담한 실패로 진보의 뜻이 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다시 왔지만 이마저 실망의 연속이다. 진보는 하루속히 도덕을 회복해야 한다.
셋째, 나라의 미래를 가슴 절절이 고민하는 세력이 없다. 국내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선거를 보라. 추태 공천으로 얼룩진 국회가 열린들 뭣을 할 수 있겠나. 싸움으로 지새고 보수 진보 타령의 난장판이 뻔하다.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애국적 서민적 양심적 지도자 아래 새 지평을 열어가는 새 세력의 등장이 기다려진다.
정기용 / 자유광장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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