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랜 고민과 망설임 끝에 몇 년 전부터 북한에 밀가루를 보내는데 동참해왔다. 내가 고민한 이유는 혹시 내가 보낸 돈이 군사적 목적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쪽에서 보낸 돈이 중국에서 밀가루와 바뀌어져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되고 고아들에게 빵으로 만들어져 배달되는 사진을 보고 나도 동참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낸 돈은 본래 내가 보내고자 하였던 돈의 10분의1도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마음 한구석에는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그들의 군사적 목적을 돕게 되는 일이 될지 모른다는 막연하지만 꾸준한 생각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뉴스에서 북한이 수억달러를 들여 장거리 미사일을 쏠 것이란 보도를 보고 나는 또다시 전에 했던 고민과 망설임에 빠지게 됐다. 북한에서 해마다 부족한 쌀의 양은 약 40만톤에서 80만톤이라 한다. 쌀의 국제 평균 시세가 1톤에 600달러라 하니 로켓 비용이면 몇 년을 견딜 수 있는 양이 되는 것이다. 또한 극히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몸무게를 조절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하겠다 말하는 북한 젊은이를 TV에서 보고는 분노가 일기도 하였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참으로 고민이다. 나의 양심은 보내라고 하고 이성은 보내지 말라 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사진에서 본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린다.
참고로 한 마디 더 하고자 하면, 북한에 도움을 보낼 때에는 수혜자를 지정하되 중앙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수혜자 이외에는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방에 전달된 물자가 중앙으로 가게 돼 있다.
나는 이 문제를 놓고 많이 기도해 보았지만 아직 대답을 듣지 못했다. 예수님이라면, 부처님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실까?
권경모 / 메릴랜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