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나는 한국계 혼혈 청소년들에게 역할모델이 되고 싶다는 윌 뎀프스(33·사진)는 프로미식축구(NFL) 선수 출신이다. 얼핏 보면 짙은 갈색피부의 건장한 남미인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금방 알아챌 수 있는 한국계 혼혈이다.
같은 한국계 혼혈 NFL 선수인 하인즈 워드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7년 은퇴하기 전까지 NFL의 철벽 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선수였다. 2006년 뉴욕 자이언츠 팀에서도 활약했던 뎀프스는 은퇴 후 패션모델로 활약하다 지금은 샌디에고 인근에서 김치 타코 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웨트 윌리스’라는 식당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로 변신했다.
맨하탄에서 지난 8일 열린 코리안아메리칸스토리의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한 뎀프스는 "사춘기 시절 나는 한국사회나 흑인사회 어느 곳에서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존재였지만 한 번도 화를 내거나 슬퍼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 공군장교였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뎀프스는 "어머니는 나를 토종 한국인처럼 키웠다"며 "근면하고 포기를 모르는 어머니의 ‘코리안 정신’이 거친 미식축구의 세계에서 나를 견디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한국으로 발령받은 아버지를 따라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당시에는 남모를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바로 아이들의 잦은 놀림감이 됐던 검은 피부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말로 아이들을 설득하라고 오히려 나무랐던 어머니 덕분에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자신이 한국 사람이라고 설명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 방법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언제나 내 뒤를 지켜주었다"는 뎀프스는 "수많은 갈등과 고민을 반복하고 있을 혼혈 한인들에게 훌륭한 역할모델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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