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고앙심 백인남성 전 직장상사 살해
▶ 한인타운 인근 경찰 추격전끝 사살
경찰들이 24일 오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앞 5애비뉴 보도에서 이날 총격사건의 용의자 제프리 존슨(53)을 총격전 끝에 사살한 뒤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4일 오전 맨하탄 한인타운 인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앞에서 직장 해고를 당한데 앙심을 품은 50대 백인남성이 총격 사건을 일으켜 범인을 포함해 2명이 숨지고 행인 9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극이 벌어졌다. 특히 이번 총격사건은 최근 콜로라도 덴버의 ‘배트맨’ 상영 영화관과 위스콘신 시크교사원에 이어맨하탄 한복판에서 발생했다는 데 뉴요커들은 물론 미 전국민에게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사건발생=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맞은편 건물(10W 33St) 바로 앞 도로상에서 제프리 존슨(58)이 출근 중이던 옛 직장상사의 머리에 칼리버 45구경 권총 3발을 쏴 살해한 뒤 5애비뉴 선상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정문 앞쪽으로 태연히 도주했다. 그러나 당시 빌딩주변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경찰 2명은 살해 광경을 목격한 공사인부들의 신고를 받고 곧바로 쫒았으며, 엠파이어빌딩 앞에서 존슨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빌딩 주변을 걷고 있던 남성 4명과 여성 5명 등 관광객과 출근길 직장인 9명이 존슨과 경찰이 쏜 유탄을 맞고 인근 맨하탄 밸뷰병원 등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 6명은 이날 오후 퇴원했다. 나머지 3명은 입원 치료 중이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부상자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한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범행 동기는 ‘해고 불만’, 테러 무관=경찰수사 결과, 존슨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남성은 여성 의류 수입업체인 ‘하잔 임포트’사의 영업부사장 스티브 어콜리노(41)씨로 확인됐다. 범행을 저지른 존슨도 하잔 임포트사에서 6년간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약 1년 전 정리해고를 당한 인물로, 해고로 인해 어콜리노 씨에게 불만을 품고 이날 정장차림으로 옛 직장을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사건 소식이 처음 전해질 당시 일각에선 테러 가능성도 제기했으나 무관한 것으로 판명됐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과 레이 캘리 뉴욕시경 국장도 사건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테러와 전혀 연관이 없다”며 테러 가능성을 일축했다.
■‘아비규환’에 뉴요커 충격=경찰과 용의자의 총격전이 벌어진 당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인근은 일순간 말 그대로 ‘아비규환’으로 급변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총알이 빗발치면서 도로변 이곳 저곳에서 사람이 쓰러지고 비명과 울음소리로 뒤범벅이 됐다. 자신을 하잔 임포트사와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다고 밝힌 마리아 알바도어씨는 “존슨이 자신의 상사를 쏜 뒤 5애비뉴 쪽으로 도주한 뒤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총격소리가 들렸다”며 “이후 거리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도 “신호등에 서 있는데 바로 옆에 있던 여자가 엉덩이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면서 “아침 나절에 뉴욕 한복판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머리를 감싸쥐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직후 앰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둘러싼 5애비뉴와 34가, 33가 도로가 오후까지 통제되면서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어야 했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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