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친구를 40년 만에 만났다. 아는 사람을 통해 그녀가 나의 동창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득한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아있던 여고시절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녀가 동창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너무나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괜한 만남을 자청한 것이 아닌가 걱정도 있었다. 혹시라도 만남으로 인해서 후회할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염려였다.
그러나 친구의 소식을 듣자마자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 한국도 아니고 먼 이국인 이곳에서 그녀를 만나게 된다니… 이렇게 설레는 감정을 언제 가져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녀를 만나기 전날 밤에는 밤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미국에 와서 20년이 되어가지만 한국의 지인이나 친구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누가 아는 사람을 만났다고 하면 무척이나 부러웠었다.
다음날 만나보니 우연히 지나쳤으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우리는 변해 있었다. 그러나 자세히 바라보니 옛날의 소녀시절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만나자마자 우리는 40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었다. 학창시절의 그리운 시간으로 돌아가 ‘얘, 쟤’ 하면서 둑이 터지듯 말문이 터져 버렸다. 진정한 친구에 목말라했던 내게 그녀는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나타났다.
이명혜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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