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서 5년간 근무 중동전문가..평화봉사단 활동
리비아에서 무장세력의 영사관 공격으로 11일(현지시간) 사망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미국 대사는 지난해 초 시작된 리비아 민주화 사태를 줄곧 현장에서 목격한 역사의 증인이었다.
지난 2007년 리비아로 부임한 그는 2년간 대리대사직을 맡은 뒤 리비아 사태 직후 반정부 세력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 특사를 맡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몰락 과정을 지켜봤다.
리비아의 격변기를 거친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 5월 22일 대사로 임명됐으나 3개월여만에 참변을 당했다.
지난 1960년 캘리포니아주(州)에서 태어난 스티븐스 대사는 UC버클리대를 졸업한 뒤 모로코에서 평화봉사단 단원으로 현지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중동과의 첫 인연을 만들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캘리포니아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워싱턴DC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1991년 직업외교관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이스라엘, 시리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로 중동지역 대사관에서 근무했으며,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다자 핵안보국 국장을 거친 뒤 또다시 국무부 중동담당 보좌관으로 일했다.
외교관 생활의 대부분을 중동 관련 업무로 장식한 그는 이슬람을 모독한 미국 영화에 성난 시위대의 공격으로 결국 `제2의 고향’인 중동에서 숨을 거뒀다.
스티븐스 대사는 특히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미 대사관을 벗어나 이날 벵가지 영사관에 들러 직원들의 대피를 돕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크리스는 미국의 용감하고 모범적인 대표"라면서 "리비아 혁명을 거치면서 사심없이 미국과 리비아 국민을 위해 봉사했다"고 평가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크리스는 리비아 사태가 발생한 이후 벵가지에 남아있던 최초의 미국인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면서 "그는 자신의 생명을 무릅쓰고 리비아 국민들이 자유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도왔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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