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리부 부자동네서 26년간 나눈 `정’이 너무 진해...
▶ 화 제
26년간 한 자리를 지킨 한인 운영 피자가게를 퇴거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말리부 주민들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말리부 타임스>
남가주의 대표적 부촌인 말리부에서 26년간 피자가게를 운영해 오다 건물주의 리스계약 연장 거부로 퇴거 위기에 처한 한인 업주를 위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서 화제다. 이 지역 신문인 말리부 타임스에 따르면 말리부 주민들이 건물주로부터 퇴거통보를 받은 한인 오혜송(사진)씨 운영 피자가게를 지키기 위해 릴레이 시위에 나섰다.
포인트듐 샤핑몰서 갑작스런 퇴거 통보
건물주에“영업 계속하게 해달라”요구
백인 주민들이 대부분인 지역의 포인트듐 샤핑몰에서 26년이나 한 자리를 지켜온 한인 업주를 위해 주민들이 나선 것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데, 신문은 오씨 업소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이 릴레이 시위 동력이라고 전했다.
오는 12월 리스계약이 끝나는 오씨의 ‘포인트 피자’는 건물주와 리스 연장 논의를 해왔으나 이달 초 갑자기 퇴거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아무런 지적이나 불만이 없던 건물주가 리스를 연장을 해주지 않고 오는 12월까지 가게를 비워달라고 요구한 것. 건물주는 오씨 업소 자리에 오개닉 피자 체인점을 입주시키기 위해 이미 계
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12일 오씨의 업소 앞에서는 15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포인트 피자를 살리자’ ‘커뮤니티도 살리자’ ‘말리부를 망치지 말자’ 등의 문구가 적힌 직접 제작한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고, 인근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들도 경적으로 호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에서부터 중·고교생, 커뮤니티 활동가와 인근 업주들, 그리고 말리부 시의원까지 있었고, 이들은 일주일 뒤인 지난 19일에도 다시 오씨를 위한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26년째 자리를 지킨 오씨의 포인트 피자가 단순한 이윤추구 장소가 아닌 ‘추억’을 담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시위에 참여한 수많은 젊은이들은 고교 시절 포인트 피자 가게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한 경험을 되새겼다.
페이스북으로 포인트 피자 퇴거소식을 알리고 집회를 주도한 17세의 앤디 보렌즈위그는 “어릴 때부터 매일 피자가게를 찾았다. 오씨에게 무엇인가 빚진 느낌이며 가게 문을 닫지 않도록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수년째 아이들과 피자가게를 찾았다는 아니엘 샤비라도 “건물주가 커뮤니티 목소리를 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물주가 오씨 업소에 대해 리스 연장을 하지 않고 새로운 업소와 계약을 체결한 것에는 법적문제가 없어 오씨 가게를 살리자는 주민들의 염원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인터넷 웹사이트에 폐업소식을 알린 오혜송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부모들이 자녀를 자주 데려왔고 그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지역 주민들이 지지를 보내줘 참 고맙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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