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N 은행이 합병 1년여만에 앨빈 강 행장을 전격 교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향후 감독국과 투자가들의 움직임도 민감한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일단 이같은 강 행장의 교체배경에는 ▲한인 고객들과의 언어 및 문화적 차이 ▲일부 구 중앙은행 직원들의 불만으로 인한 직원 통합 문제 ▲구 중앙은행 출신 이사들의 장기적인 BBCN 장악 포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라 출신 중용”일부 중앙 출신 불만팽배 지적도
감독국·투자자들과 상당한 친분… 부작용 우려
김상훈·박기서씨 등 이사직 올 주총서 자동 해임
강 행장은 지난 2011년 12월 나라-중앙은행 합병 이후 초대 행장을 맡아 지난 1년간 경영 정상화를 비롯해 퍼시픽 인터내셔널 은행(PI) 인수까지 안정적으로 행장직을 수행했다는 평을 받아 왔다. 그러나 행장이 취임 이후부터 별도의 정식 고용계약서가 없는 상태로 근무해 온 점을 미루어볼 때 BBCN 이사회의 행장 교체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강 행장의 전격 교체 배경에는 일단 BBCN 이사회를 비롯한 한인 고객들과의 언어 및 문화적 차이에 따른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하와이 출신 한인 3세인 강 행장의 경우 한인 커뮤니티에 기반을 둔 리딩뱅크의 행장직을 수행했지만 한국어 의사 소통이 어려워 그동안 한인 고객들을 비롯한 한국어가 익숙한 간부 및 직원들과의 소통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됐다.
또한 강 행장은 지난 2005년 나라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이전까지 ‘KPMG’ ‘언스트&영’, 브로드웨이 페더럴 뱅크 등 주류사회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한인 커뮤니티와 상당한 온도차를 보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BBCN 합병과정에서 구 나라은행장이었던 강 행장이 나라은행 출신 직원을 중용한데 비해 구 중앙은행 출신의 간부들을 소외시킨다는 불평이 수시로 나와 직원들간의 통합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앙은행 출신 직원은 이사들에게 노골적으로 인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번 강 행장의 교체를 통해 중앙은행 출신 이사들이 자연스럽게 이사회는 물론 은행경영을 장악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행장 인선위원회도 케빈 김 이사장을 비롯 황윤석 이사, 김창휘 이사, 김영석 이사 등 4인으로 구성됐는데 이 중 세 사람이 중앙은행 출신 이사다.
특히 오는 4월에는 ‘72세가 되면 은행 이사로 출마할 수 없다’는 은행 내부규정에 의해, 구 나라은행의 박기서, 백제선, 스티븐 브로이드 이사, 중앙은행의 김상훈 이사가 72세를 넘어 나라은행 이사 중 3명이 오는 5월 주총에서 자동적으로 이사직을 내놓게 된다.
한편 앨빈 강 행장이 그동안 은행감독국을 비롯해 기관투자자들과 상당한 친분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전격 교체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강 행장의 교체 발표 다음날인 16일 BBCN 주가는 전일 대비 3.80%가 내린 11.89달러에 마감됐다. 한 관계자는 “앨빈 강행장이 큰 문제 없이 은행을 경영해 왔고 월스트릿 투자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점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 움직임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이사들의 정치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감독국의 향후 태도도 주목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차기 행장은 은행의 성장과 700여명의 직원들의 대통합, 감독국 및 투자가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마이더스의 능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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