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지난 2007년부터 불어 닥친 최악의 침체상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 실제로 수년이 지난 지금 주식시장은 다시 정상을 회복했다. S&P 500 지수도 올해 들어 이미 17% 나 상승, 1,700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요즘 며칠 불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약간의 우려가 있기는 하다.
주택 시장도 일부 지역은 경기침체 이전의 가치를 다시 회복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복수 오퍼가 몰려서 시장에 내놓은 가격보다 더 많이 받고 파는 셀러들도 있다. 특히 우수 학군 지역이나 닷컴 등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집값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것, 이제 다 아는 사실이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주도로 주식가격은 상승했고, 주로 중국 돈과 닷컴 세대 그리고 월가의 큰 손들의 활약으로 집값도 올라갔지만 서민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실업률은 7.5% 선이고, 실직자 1,200여만 명은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일반 중산층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실상 예전에 비해 구매력을 상실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부유층의 수입은 지난 30년 사이 약 300%로 늘어났다고 하지만 중산층은 80년대에 비해 실제 수입이 약 10%나 줄어들었다. 세탁소 식당 마켓 등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대개 수입이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서민들을 위한 경기회복은 언제 올 것인가? “서민들의 재산목록 제1호인 집의 에퀴티가 다시 쌓이기” 전까지는 경기회복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현재의 실업률이 적어도 6.5%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다수의 실직된 사람들이 다시 직장을 찾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경기의 청신호가 본격적으로 켜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바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벤 버냉키 의장이 지난해 말 공언한 말이다. 버냉키는 그 가능성이 보일 때(연방 중앙은행 리서치 예상은 2015년 말 경)까지 매달 유에스 본드 850억 달러 상당을 구입함으로써 시중에 자금의 유동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시중 이자는 현재 바닥세로 떨어져있는 상태이다.
지난달 22일 중앙은행 마켓 미팅에서 버냉키 의장은 이런 의도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호조로 9월경에는 현 활성화 정책이 중단될지도 모른다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금융위기 당시 버냉키의 주도로 메가 은행과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 중앙은행이 구제금융으로 뿌린 돈은 자그마치 6,000억 달러 수준이다. 대략 한국예산(2,500 억달러/2010년 기준, 미 국무부 자료)의 2년 치에 해당한다. 그러한 대규모의 지원이 없었다면 미국 정상의 투자은행과 다수의 대형은행들, 많은 회사들이 지금쯤 문을 닫았을 것이고 실업률은 현재 스페인의 23% 보다 더 높을지도 모른다.
경기의 맥은 돈 줄의 흐름이다. 은행이 무너져 돈 줄이 막히면 경기의 끝장이 올 수 있다. 대공황 때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당시 많은 은행과 기업이 파산했다. 바로 그것이 버냉키의 박사학위 논문의 주 의제였다고 한다. 돈 줄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실업자 구제보다 “정부 부채의 증가를 막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주장하는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욕을 먹으면서까지 버냉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실업률이 떨어질 때까지, 서민들이 일자리를 잡을 때까지 돈을 뿌리겠다고 주장했고 그렇게 행동해왔다. 버냉키는 한마디로 행동의 사나이이다. 거센 공격과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버티어왔다.
그의 시각을 빌리면 “경기 회복, 아직은 아니다”. 주변의 움직임들을 보면 2015년 말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대기업과 부유층들이 누리고 있는 경기상승 효과가 서민들에게 내려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경제가 회복되는 그 때까지 묵묵히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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