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모임에서 오렌지카운티(OC) 한인축제가 화제에 올랐다. 지난 6월에 열린 한인축제를 위한 골프대회에 12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는 절반 정도에 그쳤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리고 축제장소를 옮기려 하는 데 그게 옳은 일인가 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화제가 옮겨갔다.
보도에 따르면 OC 한인축제재단은 가든그로브에서 개최해오던 축제를 금년에는 부에나팍으로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축제 이름도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OC 한인축제’가 아닌 ‘아리랑 축제’와 같은 다른 이름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았다.
‘OC 한인축제‘는 금년에 30주년을 맞는 OC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축제다. 이 행사의 골격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다수 한인이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지역 한인사회 의견을 수렴하는 적절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OC 한인축제’라는 명칭이 말해주듯 OC 한인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한인을 위한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분도 없이 절차도 무시하고 축제재단이 맘대로 장소를 옮기려 한다는 게 상당수 한인들의 우려 섞인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 4월23일 OC 축제재단과 OC 한인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축제 장소에 관한 공청회’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장소를 옮기는데 반대했다.
그런데 축제재단은 이를 무시하고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장소를 부에나팍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그럴 바에는 무엇 때문에 공청회를 열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에 수긍이 간다.
가든그로브는 OC 중심부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OC 한인사회의 탄생과 발전을 상징하는 곳으로 이민 역사가 녹아있는 곳이다. 한 장소에서 30년 가까이 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이다.
OC 북부지역 한인사회가 발전하고 있어 나름의 행사가 필요하다면, OC 남부지역의 대표적 도시인 어바인이 ‘어바인 한인축제’를 개최하는 것처럼 ‘플러톤 한인축제(가칭)’를 하나 만들면 되는 게 아닌가.
OC 한인축제를 북부지역으로 옮겨야 한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부 상인이 반대한다는 정도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명분 없는 주장은 공허하다. 더구나 올해는 OC 한인축제가 30주년을 맞는 해가 아닌가. 부에나팍에서 축제가 열릴 경우 OC 북부지역 행사로 끝날 수 있다는 의견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OC 한인축제는 문자 그대로 OC 한인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흥겨운 잔치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축제를 위한 기금모금 골프대회에 예상인원의 반 밖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것을 반증한다.
축제재단측은 참가자가 절반 정도에 그친 이유를 “예년과 달리 거리가 먼 골프 클럽에서 행사가 열리는 바람에 참가자가 줄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축제를 치르고 나서 행사가 썰렁하게 끝난 다음, “예년과 달리 부에나팍에서 행사가 열리는 바람에 참가자가 줄었다”고 해명할 것인가.
OC 축제 관계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외양간을 괜히 옮겨 소 잃었다는 소식이 들려올까 싶어 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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