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장애’(Internet addiction disorder)라는 말이 언급된 것은 지난 1995년 이반 골드버그 박사에 의해서라고 하는데, 2013년 미국 정신과협회에서 새로 개간한 진단기준 DSM-V(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에 ‘인터넷 게임 장애(Internet gaming disorder)’라는 말로 공식 등재되었다. 아직은 진단의 정의 및 기준에 논란이 많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태’로 분류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인터넷 게임 중독이 많은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것을 장애로 정의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주장들이 분분한데, 이중 흥미로운 현상은 장애의 정의를 지지하는 연구들이 대체로 아시아권,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만큼 아시아권의 인터넷이 발달되었다고 봐야하는지, 아니면 그렇게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인 것 같다.
한국 연구 중 하나에서는 인터넷 사용자 중 70%가 온라인 게임을 하며, 18%가 게임 중독으로 진단되었다고 한다. 또한 중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중 과도한 인터넷 사용(일주에 6일, 하루 10시간 이상)이 뇌 구조의 형태학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연구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인터넷 중독의 원인은 무엇일까? 물론 아직 계속적인 연구들이 이루어져야겠지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정신건강상의 문제 중 하나는 ‘우울’이다. 감기가 만병의 원인이라고 말하듯이 ‘우울’이 정신건강상 만병의 원인임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대목이다. 한국의 한 연구에서도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진단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현실을 회피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조기 진단과 치료가 과도한 인터넷 사용과 중독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얼마 전 아들이 인터넷 게임 중독 혹은 ADHD가 의심된다며 중학생 아들의 상담을 의뢰하신 부모님을 만났다. 부모님들의 설명에 의하면 아들이 너무나 산만하고, 학업에 집중하지 않으며,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하루종 일 컴퓨터만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고, 야단치고 컴퓨터를 못하게 하려면 늘 짜증스러워하고 화만내기 일쑤여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시겠다는 것이었다.
아이는 집중력의 곤란을 가지고 있었고, 낮은 자존감과 분노의 문제가 커 보였다. 부모와 아이가 같이 상담을 받으면서, 아들은 학업에 관심과 열의를 보이기 시작했고, 자신이 뭘 잘하고, 뭘 하고 싶은지를 찾아가면서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부모님과 함께 규칙을 만들어 지켜나갔고, 결국 학업도 향상되는 것을 보며 상담을 마감했다.
컴퓨터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기 보다는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가다보면 결국 인터넷 중독 현상은 보다 커질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인터넷 중독도 다른 중독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일단 중독증세가 심해지면 일상에 치명적인 문제들을 일으키고 사회적 고립과 경제난 등을 맞으며 치료 또한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진단 기준 ‘DSM-V’에 게재된 인터넷 게임 장애의 진단기준들은 다른 중독의 기준들과 유사하게, 집착, 금단증상, 통제곤란, 관계손상 등을 포함하는 9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많은 연구들에서 공통적 위험요인으로서 ‘아시안’과 ‘청소년’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와 관련된 문제들이 보인다면 세심한 관찰과 함께 조기 예방을 해야 하고, 중독증세가 있는 경우라면 필히 적극적인 치료를 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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