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보켄 지역 퍼레이드 가장 유명
▶ 최근엔 타운별 가을 수확축제로 승화
작년 하이츠 타운의 수확 축제 모습
올해 중부 뉴저지에서 벌어지는 컬럼버스 데이 행사 중 가장 유명한 행사는 프린스턴 인근 하잇츠 타운의 수확 축제이다. 지난 12일에 열려 올해로 11년째인 이 행사는 이 타운의 이탈리안 아메리칸 헤리티지 협회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이태리 전통을 컬럼버스 데이를 전후해서 2002년에 시작 했다.
하지만 컬럼버스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고려해 (정복자 혹은 침략자) 이 행사를 수확 축제로 승화 시킨 것이 인기를 끈 요인이 되었다고 한다. 주변에 위치한 농장에서 수확한 싱싱한 야채와 과일들을 전시하고 일반인들에게 판매했다.
두 번째로 중부 뉴저지 해안가 도시들인 스프링 레이크 (Spring Lake)와 몬모스 정션 (Monmouth Junction)도 오래된 이태리 타운들인데 매년 크게 컬럼버스 데이 축제를 벌인다. 지난 12일에 열린 스프링레이크 축제는 컬럼버스 데이 이탈리안 축제라고 명명되어 이태리 전통의 음식과 음악회가 다채롭게 열렸다. 이태리식 미트 볼 만들기, 피자 먹기 대회와 이태리 음식 쿡 북 세일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벌였다. 특히 이태리 전통 경기인 보체 공굴리기 행사는 매년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이다.
그러나 몬모스 정션 행사는 아예 컬럼버스 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가을 축제라고 부른다. 역시 지난 주말인 12일과 13일 양일에 걸친 타운 행사는 축제 자체를 인근 본 턴 농장 (Von Thun Farms)에서 열었는데 지역주민들이 모두 나와 펌킨 픽킹, 헤이 라이드를 즐겼다. 이 본 턴 농장은 매년 컬럼버부스 데이 행사를 개최해 인근 주민들을 초대하고 있다.
하지만 뉴저지에서 가장 유명한 컬럼버스 데이 행사는 역시 중부 뉴저지와 북부 뉴저지 경계선상이며 허드슨 강변에 위치한 호보켄의 컬럼버스 데이 퍼레이드이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고향이기도 한 호보켄은 아직도 주민의 많은 수가 이탈리안 아메리칸이다. 오전 11시에 시청 앞에서 출발하여 강변을 끼고 퍼레이드를 벌였다. 한 가지 호보켄이 특이한 것은 많은 뉴저지 타운들이 컬럼버스 데이라는 이름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데 반해 호보켄에서는 시청과 학교에서 공공연히 이름을 거론한다. 이태리 전통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컬럼버스 데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는 것일까? 역사를 잠시 살펴보면 10월 14일은 컬럼버스 데이가 미국 연방 공휴일로 지정된 지 80년째였다. 1934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10월 두 번째 월요일을 컬럼버스 데이로 지정하고 연방 공휴일로 선포하였다.
이름이 의미하듯 엄격하게 말하자면 컬럼버스 데이는 사실 ‘미국의 공휴일’이 될 수는 없다. 크리스토퍼 컬럼버스가 소위 ‘신대륙 발견’으로 정박한 곳은 미국이 아니라 현 도미니칸 리퍼블릭이 위치한 캐리비안 해의 작은 섬이었다. 바로 이 날이 1492년 10월 12일이니 지금부터 521년 전이다. 그의 발견으로 인해 유럽인들이 신대륙으로 유입된 것은 인류 역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보나 미국만의 특수성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백인 국가가 된 미국이 이후 자신들의 우월성을 보이기 위해 컬럼버스를 기리는 각종 행사를 일찍부터 벌여왔다. 미국에서 거행된 최초의 기념행사는 1792년 뉴욕에서 열린 300주년 축제였다. 그로부터 100년 후 당시 대통령이던 벤자민 해리슨이 백악관에서 1872년에 400주년 기념 파티를 벌였던 것으로 나타나있다. 하지만 역시 현재 컬럼버스 기념일과 거리 축제의 전신은 139년 전 1866년 맨하탄 남단 리틀 이태리에서 크리스토퍼 컬럼버스가 이태리인이었다는 것을 기렸던 행사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역사학계의 정설이다.
현재 이 기념일에는 많은 설명과 수식이 따른다. 역사적 재해석도 요구되고 있다. 첫째 신대륙 발견에 공을 들인 나라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지 이태리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축제여야지 왜 이태리 축제가 되었냐는 의문이 첫째이다.
답은 대서양 횡단을 통해 신비의 나라 동양으로 직접 항해할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미친 아이디어를 내고 스페인 국왕을 움직인 사람이 이태리인 컬럼버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해에 필요한 돈줄을 댄 것이 컬럼버스의 동향 사람들 베니스 상인들이었다. 즉 배나 선원 등 하드웨어는 스페인 소유였지만 자본과 아이디어 등 소프트웨어는 이태리 작품이기 때문에 이태리 축제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연유로 2000년 초반부터 컬럼버스 축일을 기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직도 연방 공휴일로 우체국과 관공서는 문을 닫는 곳이 많지만 학교나 일반 직장들은 이를 지키지 않는다. 나름대로 역사 바로 잡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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