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어팩스에 거주하며 세탁소, 세차장 등 몇 개의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H 씨는 요즘 보험이 없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보험료가 거의 두 배로 뛴 탓이다. 전에 가지고 있던 ‘캐어 퍼스트 블루 초이스(Care First Blue Choice)’ 가족 보험의 한 달 프리미엄은 1,090달러였는데 개인 사정으로 잠시 중단했다가 지난 9월 다시 가입하려고 해보니 1,900달러로 올라 있었다. 한 사람 당 비용은 얼마인가 알아봤더니 500여 달러로, 두 명의 자녀가 있는 그의 가족이 부담해야할 몫은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디덕터블 등 서비스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H 씨는 “소득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한 달에 2,000달러에 가까운 보험료를 물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오바마케어 상품을 알아보려고 웹사이트를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아직도 먹통이라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전국민 건강보험 구입을 목표로 한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이 내년 전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반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급등하고 있어 보험 가입자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특히 H 씨의 경우처럼 4인가족의 연 소득이 9만4,000달러가 넘는 주민은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연방빈곤선(FPL) 400% 이하의 기준에도 해당되지 않아 더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프리미엄을 올리는 주된 이유는 건강보험개혁법이 조건으로 내건 ‘10대 기본 진료 보장’ 조항 때문. 보험사들이 개인 보험 가입자들에게 통보하는 약관 변경안에 보면 외래환자 서비스, 응급진료, 입원치료, 산모 및 신생아 출산, 정신 건강 및 약물중독 치료, 처방약, 재활훈련 및 장비 구입, 임상시험, 만성질환, 치과와 안과, 소아과 진료가 서비스 내역에 포함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보험사들은 “모든 보험 가입자들에게 과거에 의무적으로 제공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바마케어의 기본진료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서 보험사들이 최저 30%에서 최고 120%까지 프리미엄을 올려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오바마케어를 통해 상품을 구입해도 상황이 많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 H 씨의 경우처럼 전혀 연방 보조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보조를 받는다 해도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험 전문가인 J 씨는 “오바마케어가 공짜로 보험을 들게 해준다는 게 아니다”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건강 상태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을 가입시켜주는 오바마케어 시스템은 당연히 그 부담이 가입자 전체에게 돌아간다”며 “연방 보조를 고려하지 않고 대략 한 달에 100달러 정도의 보험료를 낸 사람이 있다면 평균 250달러 정도로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50명 이상의 종업원을 가진 사업체의 오바마케어 가입 의무화 조항은 중산층 이상의 주민들에게 또 다른 압박이다. 일 년 간 유예되기는 했지만 크게 오른 프리미엄 때문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H 씨는 “카워시 서비스를 7-8개 운영하는 이웃 사업주는 현재 풀타임 종업원 숫자를 줄이거나 일부 사업장을 팔아치우는 방식으로 늘어나는 부담을 줄이려 하고 있다”며 “나는 종업원이 50명이 안돼 해당되지 않지만 내년부터는 종업원들에게 보험을 주기는 줘야 할텐데 비용 때문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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