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퇴임하는 지미 리 버지니아주 상무차관 특별인터뷰
한인 특유의 친화력 바탕, 업무 성공적 수행 평가
“한인사회, 모범적 이민자 평가 벗고 자기 목소리 내야”
“상무부는 버지니아 주정부 중에서도 예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가장 크고 중요한 부서입니다. 지난 4년간 의미 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저의 경험은 이민 1세인 한인들의 지난한 노력과 근면의 혜택을 본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대로 했는지는 몰라도 열심히 했습니다.” 한인으로는 VA 주정부의 최고위직에 오른 지미 리 상무차관(58, 한국명 이형모)이 오는 1월초 퇴임한다. 지난 2010년 3월 밥 맥도넬 주지사에 의해 발탁된 이후 4년10개월 만이다. VA주의 경제회생을 위해 동분서주한 그는 특히 한인들과도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쌓았다. 버지니아에서 한국운전면허증의 상호인정도 그의 노력이 컸다는 평이다.
이 차관은 처음 주 정부에 입각했을 때 세웠던 목표를 대부분 이뤘다고 평가했다.
“당시 주 정부는 높은 실업률과 침체된 경제 상태였습니다. 지금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2% 낮은 5% 수준으로 떨어졌고 동남아시아와 중국, 한국 등지에서 많은 기업들을 유치했습니다. 또 버지니아가 비즈니스 프렌들리 주로 4년 연속 1위를 했으며 67억 달러의 적자는 흑자로 전환됐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66번과 495번 확장공사도 이런 예산적 성과를 반영한 것인데 목표에 근접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생각합니다.”
열심히 뛴 만큼 이 차관의 비즈니스 출장도 잦았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한국 출장도 40여회가 넘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주지사의 지시로 라틴 자문위원회와 이스라엘 자문위에서도 활동했다.
모국인 한국과 글로벌 세계를 오가며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한인 부모들과 2세들에게 각각에 맞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인 부모들에게는 “미국은 우리가 살기 위해 선택한 땅이므로 여기서 우리의 꿈을 완성해야 한다”며 “그것은 자녀들을 명문대에 진학시켜 윤택한 삶을 살게 하는 것보다는 미국에 공헌하는 삶, 한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준비를 시켜주는 게 1세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차세대들에는 모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미국사회에서 당당히 살아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한인 2세들은 한인 부모 밑에서 자라며 근면과 성실함을 익혔고 미국사회에서 성장하며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췄다”면서 “국제화시대에 그것은 큰 장점으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전 세계를 향해 날개를 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초등학교를 마치고 이민 온 1,5세로 메릴랜드대 학사, 존스합킨스대 MBA,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마치고 스탠포드대에서 재생 에너지 분야 과정을 수료했다.
이 차관은 한인 기업인들을 만날 때마다 느낀 아쉬운 소회도 밝혔다. 그는 “미국사회에서 성공하려면 기술적 경쟁력과 자금력이 있어야 하며 자기 분야의 정책에 대한 확실한 이해 등 세 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급변하는 시장에서 자기 비즈니스를 객관화시켜 들여다보고 맞바람 대신에 뒷바람을 탈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선통신 개발회사의 디렉터, 인터넷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클리버런(Cleverlearn)과 정부 컨설팅 기업인 GTSC사의 CEO를 지낸 기업인 출신이다.
이 차관은 또 한인사회가 더 발전하려면 ‘모범적 이민자’란 주류사회의 평가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인사회가 성장해서 모범적 이민자란 평을 많이 하지만 이는 일 잘하고 세금 잘 내지만 불만이 없는 커뮤니티로 보일 수가 있다”며 “미국사회에서는 삐걱거리는 바퀴가 돼야 기름을 잘 쳐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인커뮤니티는 통일된 정치적 목소리가 없어 아쉽다”며 “한인사회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치인을 능동적으로 후원하고 그 대신 베푼 만큼 요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미 리 차관은 1월이면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그는 비즈니스맨으로 한국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버지니아는 물론 연방 정부에서도 그를 찾는 전화가 많아지고 있다.
자신의 진로를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는 이 차관은 “그동안 도와준 많은 한인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저보다 더 큰 역할을 맡는 한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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