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대를 품은 새해가 시작됐지만 신년의 새로운 희망이 멀게만 느껴지는 한인 노인들이 많다. 한인 이민사회도 고령화시대가 확연해지면서 워싱턴지역에도 노인들은 늘고 있지만 이들이 여가를 찾고 노년의 보람을 찾을 만한 갈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뉴욕 한인타운이 위치한 퀸즈 플러싱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는 한인 노인들이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목격자에 따르면 한인 노인 6명은 이 지역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20분 이상 담소를 나누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매장 밖으로 강제로 쫓겨난 것이다.
맥도널드 측은 “새벽 5시께부터 노인들이 코너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수차례 자리를 비워줄 것을 정중히 요구했으나 장시간 테이블을 차지하는 바람에 메뉴를 시킨 다른 손님이 자리가 없다며 항의해 어쩔 수 없이 경찰을 불렀다”고 해명했다.
규모가 작은 이 매장은 ‘매장 내 테이블에 20분 이상 머무를 수 없다’는 안내문구까지 붙여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인 노인들은 맥도널드 같은 장소가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며 손님을 쫓아낸 행태는 너무했다고 비판했다.
6일 우태창 워싱턴 한인노인연합회장은 “맥도널드는 할머니들보다 할아버지들이 많이 찾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소일거리가 없는 노인들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지역에서도 많은 노인들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맥도널드를 많이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플라자 훼어팩스 맞은편 맥도널드에서는 한인 노인들이 월, 수, 금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애난데일 소재 맥도널드에서는 6.25 참전 유공전우회 회원들이 한동안 모임을 가졌다. 이같이 한인 노인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면서 일부 노인들은 외로움을 느끼거나 마땅한 소일거리를 찾지 못할 경우 도박 등에 빠지는 것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메릴랜드 소재 앤아룬델 카운티에는 2012년 MD 라이브 카지노가 생기면서 한인 노인들도 적지 않게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갈곳이 마땅치 않음에 따라 한인노인들을 위한 각종 시니어센터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한인 노인들은 워싱턴 한인복지센터가 운영하는 시니어 아카데미, 와싱톤 중앙장로교회에서 진행되는 중앙시니어센터, 메시야장로교회의 평생교육원, 메릴랜드 상록회의 상록대학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워싱턴한인연합회(회장 린다 한)가 운영 중인 ‘노인 사랑방’도 이용할 수 있다. 워싱턴 한인노인연합회는 폴스처치 노인회관에서 라인댄스, 스포츠 댄스, 탁구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몸이 조금 불편한 사람들은 어덜트 데이케어(Adult Daycare)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어덜트 데이 케어 센터에서는 아침 8시 노인들을 픽업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식사를 제공하고 오후 2시 집으로 데려다 준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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