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신당을 창당하여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전격 발표하였다. 말인즉 국민에게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내세우지만 실상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이합집산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고질적인 정치야합임을 면할 수 없다.
정치는 말장난이나 잔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정치 쇼는 선거 때에 늘 봐왔던 행태라서 새삼 놀랄 일은 아니지만 한국의 정치수준을 또다시 후퇴시킬 것은 분명하며 철새들을 한동안 우왕좌왕하게 만들 것이다.
작년 연말에 대학동기인 은퇴교수가 이곳에서 시국강연을 가진 일이 있는데 그 친구가 사석에서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한국에는 여러 불가사의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새 정치가 무엇인지 안철수 자신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그냥 웃고 넘겼지만 이제 와서 보니 그 말이 사실임이 드러났다. 3년 전, 느닷없이 정계에 진출한다기에 정치판의 속성에 무지한 그가 염려 되면서도 최고 지성인의 인격과 양식을 믿고 한 가닥 기대를 걸었었다. 그러나 그 후의 정치행로가 시정잡배의 수법과 별 차이 없음을 보고 인간적인 환멸과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960년 부정선거를 규탄하기 위해 시작된 4.19 학생의거와 그 후 군사정권에서 벌어졌던 일련의 독재항쟁운동은 한국의 민주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고 그런 어려움 속에서 경제적 성장을 거듭하여 한국은 세계적 경제 강국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이제는 자유니 민주니 하는 소리가 너무 범람하는 세상이 되었고 여성대통령이 당선될 정도로 한국은 민주사회가 확립되었다.
하지만 유독 정치권의 파행은 예나 지금이나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치졸한 작태를 보면 오늘의 민주주의 성취는 죽 쒀서 개 준 격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특히 선거 때면 정치 선진화를 추진하겠다고 입발림하고 그 후는 언제 그랬느냐 듯이 여전히 기득권이나 당리당략을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그들이 이렇듯 안하무인이 된 것은 유권자를 무서워할 줄 모르는 방자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 발전을 정치인에게만 맡겨서는 백년하청이며 도로 아미타불일 뿐이다. 정치판의 후진성은 정치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발전과 국운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국민들은 그동안 정치권에 충분한 기회와 시간을 주었다. 국민들이 더 이상 좌시하지 말고 들고 일어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머리 좋고 똑똑한 한국국민들이 이 문제에는 왜 이렇게 관대한지 모르겠다. 정작 촛불시위는 이럴 때 필요하지 않을까?
국민들은 앞장 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이와 아울러 실정법 위반으로 형을 받은 의원에게 복권을 허락하는 것이 정당한지, 의원에게도 임기 상한제를 두거나 청문회를 실시해야 되는 게 아닌 지, 정당과 선거에 과연 막대한 지원금을 국가가 보조해야 옳은지 등등 정치권에 대한 광범위한 법률적 조명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갈수록 저급하게 변질되어 가는 정치풍토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지방선거가 한국의 미래를 가늠케 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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