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읽어야 할 책이라며 학교, 도서관, 신문 등에서 도서 목록을 제시한다. 그렇지만, 권장 도서나 베스트 러는 누구나 읽을 가능성이 높은 책으로써, 학생이 그것만 읽는다면 남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신문, 잡지를 읽을 때도 “가장 많이 본 기사”만 읽는 학생은 불리하다. 학교에서 이미 모두가 똑같은 교과서를 읽고, 같은 시험을 치르며, 동료 학생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에 길들어 있는데, 또 다시 모두가 읽는 것에 치우친다면 차별화를 기대할 수 없다.
수년 전,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가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때 대학의 지원서 에세이로 그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써 낸 지원자가 차고 넘쳤던 것을 기억하면 된다. 내용과 형식을 막론하고 책과 기사의 목적은 의사소통이다.
그 내용과 상호 교류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생각은 의식 구조를 형성케 한다. 해서, 추천도서, 베스트셀러, 가장 많이 본 기사만 읽는다면 타자가 쳐놓은 그물망에 갇히기 십상이고, 궁극적으로 자아의 존재마저 흔들릴 수 있다.
나의 필요, 취향, 관심에 따라 정리해 주기보다 광고비용을 많이 낸 순서로 웹사이트를 나열하는 구글. 기업으로 부터 돈을 받고 특정 상품을 추천하는 파워 블로거. 댓글 올리는 사람을 고용하여 인기 몰이를 하는 리뷰 사이트. 이들이 주도하는 사회, 즉, 마케팅파워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환경에서는 자신의 주체성이 흔적도 없이 지워질 수 있다.
무엇이든 독자가 읽고 보는 것은 편집부와 마케팅 부서의 선택과 홍보의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추구하는 것은 독자의 필요나 관심이 아니라 출판사와 미디어의 이윤이다. TV 드라마 한편이 명품 구두를 품절되게 만들고, 한적했던 관광지를 하루아침에 방문객으로 들끓게 하는 파워를 우리는 본다.
이런 지배적인 문화 코드와 파워로 부터 벗어나 자신을 차별화 시키고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생각의 출발점부터 달리한다면 나만의 독특성,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 .추천도서, 베스트셀러, 가장 많이 본 기사의 한계를 직시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출발점이다.
아무도 추천하지 않고 전혀 가이드가 없는 상황에서, 읽고 보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내어 접할 때 독특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생각은 불편한 질문을 하게 만들고, 불편한 질문을 할 때 비로소 깨달음과 지혜가 찾아온다.
예를 들자. Great Books는 일부 대학에서 추천하는 고전 리스트다. 그런데 “힘 있는 자가 역사를 쓴다”라는 말처럼, 파워를 지닌 자의 책이 고전으로 남게 된다. 과거에는 유럽의 백인 남자가 그런 파워를 지녔었고 그들이 바로 GB의 저자들이다.
만일 대중적이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시대의 문제를 제시하는 책과 기사를 읽는다면, 즉 여자나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저자가 쓴 훌륭한 책을 읽어보았다면, GB 리스트에 왜 이런 책이 빠졌을까를 질문하게 된다. 그런 질문은 소수계 민족이 쓴 책을 삼류로 생각하고 비하하는 사람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불편한 질문이 세상을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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