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료가격 하락으로 수입억 달러 수익
▶ 항공료는 2003년 이후 최고 수준... 잇단 합병으로 사실상 경쟁 사라져
달라스-포트워스 국제공항을 이륙하는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 아메리칸 항공은 지난해 42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수익 불구 높은 항공료는 그대로...]
최근의 잇단 항공사 합병이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 하던 항공 여행객들은 이제 그 답을 알게 된 것 같다. 여객기들은 이전보다 훨씬 붐비고 연료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요금은 5년래 최고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항공사들은 기록적인 수익을 발표하고 있다. 4대 메이저 항공사들은 한결같이 2014년 엄청난 수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좌석을 늘리거나 요금을 인하할 계획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덕 파커 CEO는 2014년에 사상 최대인 42억달러 수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 이상일 때와 똑같이 아메리칸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의 수익에 월스트릿도 화답해 아메리칸, 델타, 유니이티드, 사우스웨스턴 항공사 주가는 모두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랐다. 2009년 6월24일 3.17달러였던 유나이티드 주가는 지난 26일 73.62달러에 거래됐다. 유나이티드 CEO인 재프 스미섹은 지난 주 “항공업계는 지난 수년 사이에 완전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항공연료 가격이 지난 4년 새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항공사들이 주워 올린 실과를 맛볼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2008년 이후 합병이 이어지면서 에어트랜, 콘티넨탈, 노스웨스트, US 에어웨이스 같은 항공사들이 사라졌다. 항공사 최고경영자들은 현재 부채 감소와 공항시설 개선, 그리고 주주들을 위한 배당과 종업원들과의 이윤배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운동가인 빌 맥기는 “이것은 과점체제이다.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항공사가 3개로 줄어들면서 우리가 전에 보았던 경쟁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음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항공사는 아메리칸과 유나이티드, 델타이다. 사우스웨스턴은 주요 허브공항들을 이용하는 이들 항공사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연방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항공료는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2014년 첫 10개월 동안 미 국내선의 좌석 점유율은 81.6%에 달했다. 이는 기록적 수준이며 앞으로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공항과 덴버 국제공항, 올랜도, 팜비치 등을 출발한 항공편들의 좌석 점유율은 85% 이상이었다. 지난 2003년의 경우 69%, 1991년은 56%였다.
항공사들은 1999~2000년 이후 처음으로 6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했다. 2014년 첫 3분기 업계 총 수익은 무려 82억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수익은 연료가격 하락에 힘입은 것이며 이런 추세는 금년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의 CFO인 데릭 커는 “연료가격의 변화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달돼 온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연료비가 지난해보다도 50억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료비는 항공사 지출 가운데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항공사들은 연료비가 오르기 시작한 지난 2011년부터 국제선에 수백달러씩 ‘연료 차지’를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연료비가 하락한 이후에도 이것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찰스 슈머 연방상원의원은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항공요금이 계속 치솟으면서 경제 중력의 법칙을 벗어나고 있는 게 흥미롭고 혼란스럽다”며 “업게는 원유 가격이 오를 때면 잽싸게 가격을 올리면서도 기록적인 폭으로 연료 가격이 떨어지는 데는 별로 반응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연방교통부는 2014년 항공업계가 각종 스페셜 차지와 짐 관련 비용, 예약취소 패널티 등으로 64억달러 정도를 걷어 들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항공전문가인 로버트 맨은 “경쟁의 역동성이 분명 변했다”며 “항공사들이 줄어들면서 이들은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익을 거두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계속된 변화의 시기에 합병이 잇따랐다. 그 결과 주요 항공사는 4개로 줄어 들었다. 이는 항공업계가 자율화 된 1978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이다.
이런 이유로 마지막 합병이었던 아메리칸과 US 에어웨이스 합병에 연방법무부는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당시 법무부는 “합병 항공사들은 동시에 요금과 각종 수수료를 올리고 반면 서비스는 줄였다. 경쟁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에 그 대가를 떠안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결국 반대를 철회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3년 사이에 줄어든 국내 운항횟수는 무려 120만에 달한다.
항공사 중역들은 요금을 계속 높일 수 있는 수준까지 좌석 수를 제한하는 ‘수용능력 규범’을 사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해 20억달러 수익을 올린 유나이티드의 스미섹은 “이것은 항공업계를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항공 CEO도 자사는 항공관련 비용이 아니라 고객들의 수요에 의거해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요가 계속 높은 상태이다. 우리는 비용구조가 아니라 수요에 따라 항공료를 정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전문가인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벤자민 에델만 교수는 빈번한 항공이용객들을 위한 보상이 줄어들고 항공사들이 조기 탑승과 좌석 선택에까지 비용을 부과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경쟁이 사라지고 있는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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