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악이 더 많은 이에게 사랑 받을 수만 있다면”
하와이에 국악바람이 불고 있다. 라디오로 국악프로그램이 들리는가 하면 여기저기서 국악공연을 준비하는 단체들의 소식도 들린다. 이 소식에 반가워할 이가 있으니, 한국의 국악방송(GBF, Gugak Broadcasting Foundation)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 있는 방송국과 하와이의 국악바람이 무슨 상관이냐고 되물을 독자들에게 이 사람을 소개하려고 한다. 오직 국악이 더 많은 대중들에게 퍼지기만을 바라면서 14년 전 국악방송을 개국한, 현 국악방송 심의자료실장 이윤경 씨다.
사실 AM 1540 라디오서울 하와이 ‘김설아의 국악갤러리’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이윤경 실장의 아낌없는 자료지원 덕이라고 한다. 가족여행차 하와이에 들른 그와 짧은 인터뷰를 나누었다.
이윤경 실장은 본래 해금을 전공하고 한국 국립국악원에서 국악을 연구하던 이다. 그런 그가 현재 걷고 있는 길은 국악방송 심의자료실장. 14년 전 국악방송이 기술과 행정, 연출 담당자를 합해 14명의 최소인력으로 출발했을 때, 이윤경 실장도 연출을 담당했었다. 이때 그는 하루에도 서너 개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까지 도맡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힘겹게 시작한 국악방송이 지금은 서울 본사를 포함해 전국에 아홉 개의 지역방송국을 두고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이윤경 실장이 담당하는 심의자료실은 방송내용을 사전 또는 사후 심의함은 물론 다양한 음원을 입수하고 정리해 프로그램들이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부서이다. 해금을 전공한 이가 국악방송의 심의자료실장이 되기까지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14년 전 국악은대중에게홀대 받던 문화였다.공영방송에서는 국악프로그램에 광고가 잘 안 들어온다면서 청취율이 낮은 심야시간대에나 편성했었다. 이를 아쉽게 여기던 방송관계자들이 한번은 국립국악원 측에 직접 제안을 했다고 한다. ‘자료도 많고 좋은 인력도 많으니 국립국악원 차원에서 국악방송국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이렇게 들으면 ‘맨 땅에 헤딩’하라는 제안 같지만, 국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확고한 신념과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의기투합이 가능했다. 그렇게 뜻을 모은 사람들이 발로 뛰어 드디어 2001년 3월, 서울/경기 지역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주파수를 받아내고 관계기관과 협력하는 등 처음 시작하면서 있었던 수많은 난관들을 이윤경 실장은 ‘신념’ 하나로 이겨냈다고 전한다. 국악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고, 알려야 한다는 굳은 신념이었다. 만으로 개국 14년이 지난 국악방송은 현재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국악공연을 기획/진행하고 국외 한인방송국에 방송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국악방송이 젊은 국악인들의 국악창작을 장려하고자 진행하는 ‘21세기 한국음악 프로젝트’는 매해 그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지난 2008년부터 2010년에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국, 유럽 등지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이윤경 실장은 가장 뜻깊게 생각하는 행사로 ‘뉴욕 산조 페스티벌’을 꼽았다. “‘산조’라는 국악장르로 컨퍼런스와 공연을 함께 진행한 행사였는데 외국인에게 ‘산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그는 회상했다. 국외공연을 하다 보면 국악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뜨겁다고 한다. “가끔 현지인과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 보면 국악이 그 나라 전통 음악과도 잘 어울리는 걸 새로이 발견하기도 한다”며 국악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 그다.
앞으로 국악방송은 국외 국악팬들을 위한 영어 컨텐츠와 영상컨텐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는 바리바리 싸 들고 온 국악음반들을 라디오서울 방송국에 전달했다. ‘김설아의 국악갤러리’를 통해 하와이 ‘국악바람’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었다. 아마도 국악이 더 많은 이에게 퍼졌으면 하는 그의 희망과 지금 하와이에 불고 있는 국악바람이 마침 통한 것 같다.
<윤다경 인턴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