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들 50~60대 학생들 대상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공조
▶ 은퇴 후 ‘여행이나 골프로 소일’은 옛말... 캠퍼스로 되돌아가 제2의 커리어 준비
비영리 기구 앙코르가 주최한 컨퍼런스에 각 대학 행정관들이 모여 어떻게 하면 장년층을 대상으로 효율적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은퇴 전후 대학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대학들이 장년층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뉴욕대학의 리처드 마타사 부총장은 말한다.
버지니아, 알링턴에 사는 헬렌 화이트는 60세가 되기 한달 전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 그는 워싱턴 지역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농구 등 운동을 가르치고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과 토너먼트를 조직한다. 나이 들어 한 공부가 그에게 제2의 커리어를 열어준 것이다. 은퇴 전후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취업을 목적으로 단기 교육을 받거나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한 추세가 되고 있다.
화이트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떤 의미에서 뿌리로 되돌아가는 경험이다. 화이트는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배구와 테니스 선수로 활약했고 대학에서 처음 얻은 학위가 체육과 레크리에이션 학사였다. 한편 새롭게 석사 프로그램에 도전한 것은 미래를 건 도박이기도 했다. 미국은퇴자 협회에서 정보관리 매니저로 일하다 퇴직하면서 그는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4년 동안 파트타임 학생으로 공부를 했다. 학비로 2만4,000달러를 투자했다.
은퇴하면 손주들이나 돌봐주고, 골프를 치거나 해변에서 한가롭게 노닐며 소일하는 것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연시 되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은퇴생활은 한물 갔다. 오늘날의 장년층에게 은퇴 생활의 축을 이루는 것은 ‘일’이다. 그래서 현직에서 물러나기 이전부터 미리 계획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이 들어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대학들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대학의 수익 증대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연방 인구조사국에 의하면 미국에서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 2010년 4,020만명에서 오는 2030년 7,200만명으로 늘어난다. 지금까지 대학들은 장노년층의 필요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잘 하면 80대까지 일하는 시대에 교육 시스템은 20대에 끝난 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요”
스텐포드 장수 센터의 설립 디렉터인 로라 카스텐슨은 말한다.
메릴 린치가 노인문제 연구기관인 에이지 웨이브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은퇴 후 계속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5명 중 거의 3명은 은퇴를 새로운 분야로의 전환 기회로 삼았다 고 말한다. 항상 하고 싶었지만 은퇴 전에는 할 수 없었던 꿈의 직업을 은퇴와 함께 추구해보는 것이다.
한편 장년층 학생 숫자가 늘어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관련 조사에 의하면 70세 이전 은퇴자의 과반수는 원래 계획보다 일찍 은퇴를 했다. 40%는 건강문제로, 26%는 감원이나 경영진과의 문제로 인해 할 수 없이 일찍 은퇴를 해야 했다.
원치 않은 은퇴를 하고 나면 일을 하고 싶거나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하지만 취직이 쉽지 않으니 직업인으로서 가진 기술을 단련하고 폭을 넓힐 필요성에 부딪치게 된다. 대학들은 장년층 학생들에게 취업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학의 수익 증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지난 3월 뉴욕대학에서는 22개 대학 총장, 학장들이 모여서 하루 종일 장년층 대상 교육 관련한 공조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참가한 대학은 애리조나 주립대학, 콜럼비아 대학, 버몬트 커뮤니티 칼리지, 코넬, UCLA, 워싱턴 대학 등. 나이든 학생들이 편안하게 섞여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이들이 네트웍을 형성할 수 있도록 대학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는 모임이었다.
대학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풀타임 학위 프로그램에 들어가기에는 시간이나 재원이 부족한 장년층 학생들에게 어떤 식으로 강의를 제공하느냐는 것이다. 한가지 아이디어는 이들 학생의 근무 경험이나 인생 경험에 대해 대학 학점을 인정해줌으로써 학위 취득에 필요한 과목 수를 줄여주는 것이다.
많은 대학들이 이미 나이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 교육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는 변화는 이들 장년층 대상 교과과정을 대학 전체 교육의 곁가지 정도로가 아니라 진짜 핵심적 프로그램으로 포용하고 나서려는 것이다. 연령 관련 재학생들 구성비에 대대적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는 것을 대학들이 알아채는 것이다. 이번 대학들 컨퍼런스를 주관한 비영리 기구 앙코르(Encore.org)의 고등교육 발의 디렉터인 바바라 바카르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튤레인 대학의 동문 커리어 서비스는 사회적 목적을 가진 분야에서 제2의 커리어를 가지려는 동문들을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제2의 경력을 원하는 한편 너무 부담되지 않은 학비로 교육받을 기회를 갖고 싶어하는 동문들이 많기 때문이다. 웍샵으로 시작해 전문적 인증서를 발부하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관계자는 말한다.
장년층 교육 프로그램 지원 웹사이트인 리타이어드브레인스(RetiredBrains.com) 설립자인 아트 코프는 앞으로 대학들이 수익을 창출하려면 동문들 중 베이비붐 세대, 노년층, 은퇴자들을 타깃으로 하라고 조언한다.
버지니아에 사는 화이트의 모교인 조지 워싱턴 대학은 장년층 대상으로 70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강좌, 온라인과 교실강의를 병행하는 학위 프로그램, 인증서 발부 프로그램 등이다. 이들 프로그램에 등록한 50세 이상의 나이든 학생들은 2015년 봄학기 868명, 지난 가을학기에는 905명에 달했다.
한편 커뮤니티 칼리지들은 근년 실용적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장년층에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 협회의 ‘플러스 50 이니셔티브’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에 역점을 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 대로 커뮤니티 칼리지 교육을 무료로 하는 법이 제정되면 더 많은 장노년층 학생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의 23개 주립 대학들은 이미 ‘오버 60’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클래스들을 제공하고 있고, 텍사스의 공립 칼리지와 종합대학들도 55세 이상 학생들에 대해 수업료 감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펜실페니아 주립대학의 ‘고우-60’ 프로그램은 60세 이상 은퇴했거나 절반 이하 파트타임 종사자에 대해 대학 과정 크레딧 코스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전문직 종사 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1년 프로그램들도 증가 추세이다. 스탠포드의 탁월한 커리어 연구소 프로그램은 지난 12월 개강해서 24명이 참여하고 있다. 1년 학비는 2016년 프로그램의 경우 6만2,000달러. 하버드의 고급 리더십 추진 프로그램도 비슷한 내용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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